[기자수첩]디지털뉴딜과 IB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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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의 시선이 오는 20일 출범하는 미국 오바마 신정부에 쏠렸다. 전 세계 경제 위기의 진원지에서 ‘변화’와 ‘기회’를 내건 새 대통령이 추진할 경제회생 조치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더욱이 2000년대 초반 닷컴 붕괴에 이어 또 한 차례 한파를 맞은 IT 업계는 오바마 정부가 펼칠 ‘21세기판 디지털 뉴딜’ 사업에 큰 관심을 보였다.

IT 분야와 관련해 오바마 정부가 추진하게 될 정책사업은 인터넷 접근성 제고를 위한 광대역통신망 확대와 헬스케어, 전력 등 3개 분야가 될 것으로 관측됐다. 이 같은 전망은 IBM과 사무엘 팔미사노 CEO가 지난 11월 오바마 정권인수팀으로부터 IT 분야 투자와 일자리 창출효과 분석을 의뢰받아 관련 내용을 전달했다는 지난 5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로 일부 확인됐다. IBM은 이들 3개 분야에 300억달러가 투입되면 90만개 이상의 고용창출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하루 뒤 IBM과 관련해 접한 외신은 역설적이게도 ‘감원’ 소식이다. 6일 블룸버그는 IBM 전·현직 직원들의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라온 내부 직원들의 말을 빌려 이달 말께 사상 최대 규모인 1만6000명 수준의 감원 조치가 있을 것이라는 내용을 보도했다.

이 보도가 현실화되면 IBM은 국가 차원의 IT 분야 일자리 창출 방안을 분석하는 한편, 자사의 감원 전략을 수립해야 하는 정반대의 작업을 진행하는 셈이다. 오바마 신정부가 디지털뉴딜의 방향성에 대해 자문을 구했다는 점은 IBM이 이 분야의 대표업체라는 설명이다. 더구나 앞서 제시된 3개 분야 사업은 IBM과 무관하지 않다. 디지털뉴딜에 앞서 인력의 전환 배치 등으로 기존 인력의 실직을 최소화하는 것도 일자리 창출의 효과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글로벌 선도 IT 업체라는 상징의 힘을 기대해 본다. 이정환<국제부> vict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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