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했던 2008년 증시가 마침표를 찍었다.
지난해 기록했던 2000선 재돌파를 기대했던 코스피지수는 미국발 금융위기와 실물경기 침체란 복병을 만나 절반 수준으로 하락하는 쓰라린 기억을 경험했다.
30일 코스피지수는 전일보다 6.88포인트(0.62%) 상승한 1124.47로 마감했다. 이는 지난해 연말 대비 40.72% 하락한 수치다. 올해 증시에선 펀드와 주식계좌 중 상당수가 반토막을 넘어 4분의1 토막까지 나 ‘고등어계좌’ ‘갈치계좌’가 유행했다. 고등어는 반 토막을 내 먹는다는 점에서, 갈치는 4분의 1 토막을 내 먹는다는 뜻에서 유래됐다.
◇역대 최대폭 변동 널뛰기 장세 연출=코스피지수는 올 상반기 ‘달러 약세-상품시장 강세-신흥시장 강세’가 유지되면서 코스피지수가 1500∼1900대의 박스권 흐름을 보였다. 코스피지수가 올 최고점인 1888.88을 기록했던 것도 이 무렵(5월 18일)이다. 그러나 미국 시장의 달러 강세와 상품시장 약세 등으로 안전자산 선호가 뚜렷해지며 절반 가까이 하락했다. 주요 지수도 급락에 동참했다. KRX100 지수는 지난해 대비 38.58% 떨어졌고 코스닥지수도 52.84% 하락했다. 지난 10월 16일에는 역대 최대 하락폭인 마이너스 126.50포인트를 기록하며 역대 최대 하락폭을 경신했고, 29일에는 하루 변동폭이 무려 157.98포인트(15.81%)로 역대 최대 변동폭 기록을 갈아치웠다. 같은 달 24일에는 코스피지수가 10.57%포인트(110.96) 하락한 938.75로 연중 최저점을 기록했다. 코스닥지수도 이날 10.45% 하락하며 연중 최대폭으로 하락했고 이어 27일엔 사상최저치인 261.19를 기록했다.
◇외국인 등 투자자 관심도 뚝=주식시장 하락은 평균 거래대금의 감소로 나타났다. 하루 평균 6조4402억원이 거래되며 지난해 대비 거래대금이 14.98% 감소했다. 고객예탁금은 10조2782억원으로 작년말 대비 5.56% 증가했다.
투자자별로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33조7969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기관은 23조96억원, 개인은 3조3149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의 순매도와 기관의 순매수 규모는 지난 98년 집계 이후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외국인은 금융업(-7조9063억원), 운수장비(-6조106억원) 업종 등을 순매도했고, 기관은 금융업(5조4769억원), 전기전자(4조6551억원) 업종 등을 순매수했다. 코스닥시장에서 외국인은 2조3198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개인은 1조3550억원, 기관은 5941억원을 순매수했다.
전업종이 지난해 연말대비 하락하는 사태도 빚어졌다. 유가증권시장은 건설업(-59.11%), 증권(-53.68%), 비금속(-53.30%%) 등 전 업종이 하락했고 코스닥시장도 섬유·의류(-74.98%), 정보기기(-67.36%) 등 전 업종이 하락했다. 또 10대 그룹의 시가총액도 지난해말 433조7474억원에서 37.99% 감소한 268조9569억원을 나타내며 165조원이 허공으로 사라졌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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