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극복 경영 이렇게]M&A- `기업 경쟁력`을 합치자

 새해를 맞이했지만 경기 침체의 혹독한 겨울은 여전히 춥다. 이를 이겨내기 위한 모든 수단이 동원되는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역발상의 도전정신이다. 어렵다고 움츠러들기보다는 M&A에 과감히 뛰어들어 난국을 정면으로 돌파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이같이 어려운 시기에 가장 효과적인 대처수단 가운데 하나로 M&A를 꼽았다. 연구소에 따르면 불황기에는 일시적인 자금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우량기업마저 매물로 나오는 경우가 많아 M&A를 통한 시장지배력 강화의 기회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불황기가 아니더라도 동종업계의 기업인수는 선도 기업이 시장지배력과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방안으로 자주 사용하는 전략 중 하나다.

 기업들이 경쟁력 확보 방안으로 M&A를 선택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M&A는 단기적으로 제품의 가치를 향상하고 고객에게 보다 많은 것을 전달하면서 규모의 경제로써 기업구조를 튼튼하게 해준다. 동시에 신규 투자로 인한 여러 위험 요소를 완화할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지난해 1분기에만 7300억달러에 달하는 M&A가 성사되는 등 M&A 열풍이 IT 등 첨단 산업에서부터 전통적인 제조업에 이르기까지 모든 산업을 휩쓸고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 M&A 행보가 더디다. 외환위기 이후 국내 사회에 자리 잡은 M&A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경영권은 반드시 사주가 가져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2007년 기준 국내 기업의 M&A 규모는 33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06년 21조8000억원에 비해 62.98% 증가했지만 주요 선진국과 비교하면 아직은 미미한 수준이다.

 지금 국내에 불어닥친 상황은 10년 전 외환위기 때와 흡사하다. 외환위기 이후 재계는 극심한 구조조정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하지만 이는 역으로 기업들의 내실을 다지는 기회로 작용했고 일부는 더욱 강해진 기초체력을 무기로 새로운 영토 확장에 나섰다.

 적극적인 M&A로 10년 만에 재계의 진정한 강자로 등극한 업체들이 있다.

 대표적인 그룹은 금호아시아나다. 대우건설과 대한통운 등 동종업계 1위의 대형 물건을 연이어 삼키면서 자산규모를 3년 만에 3배로 키웠고 이를 통해 명실상부한 5대 그룹을 위협하는 실력자로 부상했다.

 두산은 M&A를 통해 그룹의 체형까지도 소비재에서 중공업으로 바꿨다. 두산은 2001년 한국중공업(현 두산중공업)을 인수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한 데 이어 2003년에는 고려산업개발(현 두산건설)을 흡수해 건설업계 도급순위를 종전 20위권에서 11위로 단숨에 키웠다.

 한화그룹도 M&A의 성공 사례로 꼽힌다. 환란 이후 초대형 매물 중 하나로 통했던 대한생명을 인수하면서 금융계의 강자로 발돋움했다.

 지금과 같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합병으로써 경쟁력을 키워가는 업체가 있다. 바로 최근 합병작업이 빠르게 진행되는 현대모비스와 현대오토넷. 현대모비스는 전장사업 진출 등 오토넷 합병으로 기대되는 시너지 효과만 2015년까지 5900억원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현대모비스 측은 “부품과 모듈 등 기존 사업을 전기·전자사업과 결합시켜 충분히 진화시키고 신사업은 크게 키워 현대·기아차 외에 공급하는 부품 비중을 30%까지 확대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진정한 세계적인 부품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도원 보스턴컨설팅그룹 파트너는 “M&A로 산업의 통폐합을 주도하고 선진국 시장으로의 진출 기회를 확보하는 등 경기침체기의 헐값 매수를 활용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