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훈의 맛있는 영화]마다가스카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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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물 농장 ‘마다가스카’가 영화사 드림웍스의 최고 작품이라는 데 토를 달 사람은 거의 없다.

 지난 2005년, 5억3000만달러의 수익을 올리며 당시 슈렉이 지키고 있던 4억8000만달러 기록을 갈아치우는 기염을 토했기 때문이다. 사자 알렉스, 얼룩말 마티, 기린 멜먼, 하마 글로리아 뉴욕 센트럴파크 동물원 인기 스타 4인방이 미지의 섬(마다가스카르)에 불시착해 펼치는 모험담인 ‘마다가스카’를 향한 전 세계 관객의 반응은 뜨거웠다. 이런 흥행을 안겨준 작품의 후속편이 없다는 것은 제작자로서는 직무유기에 가까운 것. 전편 흥행에 고무된 드림웍스의 책임자 제프리 카젠버그는 당연히 ‘마다가스카2’를 제작하기로 결정했고, 흥행 신화를 이룬 에릭 다넬, 톰 맥그래스 감독을 비롯한 각 분야의 스태프를 다시 한번 모았다.

 내년 1월 8일 개봉하는 마다가스카2는 이렇게 탄생했다. 이 작품을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한층 더 거대해진 모험담과 진일보한 기술력이라고나 할까. 마다가스카르 섬을 배경으로 했던 전편과 달리 광활한 아프리카를 무대로 삼은 마다가스카2는 뉴요커 4인방과 킹 줄리안 등 기존에 있었던 개성만점 캐릭터는 물론이고 하마 모토모토(윌 아이 앰) 등 신상 멤버까지 등장해 더 풍성해진 에피소드를 선보인다.

 잠깐의 동물원 외출이 탈출이 돼 마다가스카르까지 가게 된 사자 알렉스(벤 스틸러), 얼룩말 마티(크리스 락), 기린 멜먼(데이비드 심머), 하마 글로리아(제이다 핀켓 스미스). 이들 뉴요커 4인방은 ‘에어 펭귄’을 타고 뉴욕으로 돌아오던 중 연료 부족으로 또다시 미지의 세계에 불시착하게 된다. 이번에는 말로만 듣던 진짜 야생 아프리카. 아프리카에 떨어진 그들은 새로운 친구를 만나게 된다.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던 알렉스는 어릴 적 헤어졌던 부모님과 재회하고 16년간 성대 모사만 연구하던 마티는 자신과 똑같은 모습의 친구를 만난다. 또 만성 무기력증과 사회 부적응에 시달리던 기린 멜먼은 아프리카에서 주술사로의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 날. 아프리카에 극심한 가뭄이 찾아오고 혼란에 빠진 아프리카를 구하기 위해 이들 4인방이 나선다. 한편, 용의주도한 펭귄 특공대는 에어 펭귄을 수리하는 데 필요한 부품을 모으기 위해 아프리카 여행객들의 차량을 탈취하는 등 악행을 일삼는다.

 수입사 CJ엔터테인먼트가 마다가스카2에 자신감을 갖는 이유는 미국에서의 검증이다. 지난 11월 17일 미국 4000여개 개봉관에 선보인 이 영화는 개봉 처음 사흘 동안 총 6350만달러를 벌어들이며 단숨에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이는 쿵푸 팬더의 기록인 6023만달러를 넘는 금액. 미국 현지에서 이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작품인만큼 CJ엔터테인먼트가 갖는 자신감은 남다르다. 대목인 방학 시즌(1월)에 개봉되는 것을 감안하면 이 영화가 어쩌면 국내 애니메이션 흥행 기록을 갈아치울 수도 있다는 관측까지 내리고 있다. 물론 자신감의 이면에는 전편의 흥행도 묻어난다. 그러나 한국 영화판에서 흥행을 미리 점치기는 도박에 가까운 일. 마다가스카2가 홈런을 날릴지 3구 삼진으로 무너질지는 아무도 모르는 사실이다. 그리고 한국에서 애니메이션의 성공은 힘들다는 것이 여러 번 증명된 바 있지 않은가!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난 뒤 드는 느낌은 확실했다. 모토모토, 주바 등 새롭게 등장하는 신상 캐릭터의 생명력과 그들의 움직임이 살아 숨쉰다는 것. 비록 영화의 스토리는 걸리버 여행기에서 한 발짝도 더 나아가지 못한 ‘진부한 보편적 여행담’을 따르고 있지만 말이다. 게다가 사자 알렉스와 하마 글로리아의 어린 목소리는 매우 돋보인다. 목소리를 연기한 이들은 다름 아닌 벤 스틸러, 제이다 핀켓 스미스 등 뉴요커 4인방의 2세다. 그 아버지의 그 아들이다.

 한정훈기자 existe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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