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경제 시대, 새로운 IT 산업의 대표 주자로 떠오른 발광다이오드(LED).
한국을 비롯해 이미 전 세계 업계가 LED 시장 선점을 위해 각축전에 나선 가운데 우리가 유독 취약한 대목이 있다. 조명을 제외한 전후방 연관산업 경쟁력이 해외 선진 기업들에 비해 극히 떨어진다는 점이다.
글로벌 유수 기업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공격적인 M&A 전략을 통해 웨이퍼에서 칩·패키지·조명에 이르기까지 수직적 통합을 추진해왔다. LED 광원의 원천 특허는 물론이고, 제반 기술 경쟁력에서 국내 업계가 뒤처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조명 선두업체인 독일 오스람은 LED 에피·칩·패키지 전문업체인 ‘오스람옵토세미컨덕터’라는 자회사를 설립했다. 오스람은 조명기구와 컨트롤러만 생산하고, 나머지 후방 소재·부품은 자회사로부터 조달하며 기술과 양산 경쟁력을 높여가고 있다.
대표 IT 기업으로 꼽히는 GE도 마찬가지다. GE는 과거 ‘갤코어’라는 회사를 인수한뒤 컨트롤러와 조명기구를 생산하며 LED 조명 시장에 진출했다. 타 회사들과 손잡는 데 인색하기로 유명한 일본 니치아와 전략적으로 제휴해 에피·칩·패키지를 조달한다.
필립스 역시 M&A를 통해 자회사로 편입한 ‘루미레즈로’부터 에피·칩·패키지를, 관계사인 ‘젠라이트’에서 컨트롤러를, ‘컬러 키네틱스’로부터 조명 기구를 각각 해결한다.
미국 크리는 과거 에피·칩에 주력하다 지난해 홍콩의 ‘코트코’와 미국 ‘LLF’를 인수한 뒤 패키지와 조명기구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일본 도요타고세이 또한 조명기구 업체인 오스트리아 ‘줌토벨’의 자회사 ‘트리도닉아트코’와 50 대 50의 지분 비율로 조인트 벤처를 설립했다.
국내 업계는 해외 선진 기업들보다 출발도 늦었지만, 지금도 M&A 등을 통한 공격적인 수직 계열화에는 소극적이다.
삼성전기가 지난 2007년 일본 고이즈미조명과 사업을 제휴하고 서울반도체가 미국 ‘USCB 조명연구소’와 기술 협력을 맺는 등 비교적 느슨한 ‘제휴’ 정도에 그치는 실정이다.
해외 업체들의 특허 공세에 적극 대응하고 원천 부품·소재에서 기구·시스템에 이르는 국내 LED 전·후방산업을 육성하는 일은 여전히 요원한 셈이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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