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분야 격돌···콘텐츠 역량 강화 `승부수`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매출.영업이익 추이소니를 넘어 전자업계 일류기업으로 도약한 삼성전자가 모바일기기 시장 초일류기업인 애플과의 경쟁에 돌입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옴니아’, MP3플레이어 ‘P3’, 초경량 노트북PC ‘센스-X360’ 등 디자인은 물론이고 기능과 성능 면에서 애플의 아이폰, 아이팟, 맥북 에어와 경쟁 구도를 명확히 한 제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 및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모바일 신제품은 제품 및 제조 경쟁력에서 애플과 붙어볼 만한 싸움이라는 평가와 함께 승부는 애플의 콘텐츠·플랫폼 및 디자인 혼(魂)을 얼마나 따라잡는지에 달렸다는 지적이다.
◇스마트폰 ‘옴니아 vs 아이폰’=아이폰은 스마트폰 시장에서 하나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 시장에서 옴니아는 아직 ‘아이폰의 대항마 중 하나’일 뿐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3G 아이폰은 출시 직후 3개월여 동안 700만대 판매에 육박하며 단일 스마트폰으로는 최다 판매를 기록했다. 하지만 옴니아는 각국에서 아이폰과 엎치락뒤치락하며 선전하고 있다. 그 뒤에는 삼성이 일반 휴대폰에서 쌓은 제조 경쟁력을 발 빠르게 스마트폰에 접목한 스피드 전략이 숨어 있다. 멀티미디어 성능과 사용성에서는 뒤지지 않지만 디자인 측면에서 애플만이 갖고 있는 혼을 뛰어넘지는 못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전문가들은 단일 제품의 수명이 2년을 넘지 못하는 휴대폰 시장의 특성상 삼성이 옴니아에서 쌓은 경험을 토대로 얼마나 강력한 제품을 내놓는지에 따라 애플과의 승부가 갈릴 것이라는 평가다.
◇MP3P ‘P3 vs 아이팟’=애플이 4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전 세계 MP3 플레이어 시장에서도 삼성의 추격이 속도를 내고 있다. 대표적인 제품이 최근 공개된 ‘P3’다. P3는 햅틱 UI의 감성과 편의성에 블루투스 통신기능을 결합한 프리미엄 MP3플레이어로 아이팟 터치와 비슷한 기능과 디자인을 접목했다. 아이팟 터치는 와이파이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음악 등의 콘텐츠를 내려받을 수 있는 것이 최대 강점이다.
아이팟터치 시리즈의 판매대수는 3분기까지 1억6000만대에 이른다. 삼성은 한 자릿수 점유율로 아직까지 격차가 큰 2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새해 CES 이후 본격 출시되는 P3로 최대한 빨리 애플과의 격차 줄이기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노트북 ‘센스-X360 vs 맥북 에어’=휴대성과 이동통신 기능이 접목된 차세대 초경량·초슬림 노트북PC에서도 두 회사가 맞붙었다. 올 2월 애플이 ‘세상에서 가장 얇은 노트북PC’를 표방한 맥북 에어를 내놓자 삼성도 10월에 같은 크기에 무게를 더욱 가볍게 한 ‘센스 X360’을 출시했다. 맥북 에어는 13.3인치의 초박형 디스플레이에 두께는 1.9㎝, 무게는 1.36㎏에 불과하다. 센스-X360은 무게를 책 한 권 정도에 불과한 1.29㎏으로 더 줄였고 배터리 사용시간을 최장 10시간까지 늘렸다.
◇콘텐츠 역량이 관건=애플의 매출은 삼성의 3분의 1 수준이지만 영업이익에서는 삼성을 앞선다. 애플의 올 3분기 영업이익률은 무려 18.2%로 삼성 5.3%의 3배 이상이다. 영업이익에서도 3분기 기준으로 애플은 14억4200만달러로 삼성전자의 1조230억원보다 많다.
향후 경쟁에서 애플의 투자여력이 삼성보다 우위라는 얘기다. 모바일 플랫폼에서는 아직 우위를 점칠 수 없는 경쟁 관계지만 콘텐츠, 브랜드와 디자인 등에서 애플이 앞서기 때문이다. 삼성은 이 때문에 모바일솔루션센터(MSC)를 중심으로 콘텐츠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윤정호 로아그룹 연구원은 “삼성이 제조 부문에서 갖추고 있는 경쟁력에 콘텐츠·플랫폼 역량을 얼마나 빨리 결집하는지가 승부의 관건이 될 것”이라며 “콘텐츠·디자인 분야에서 다양한 서드파티 업체를 활용하는 것도 애플을 따라잡는 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