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자동차·은행株 `코스피 낙제생`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주요 블루칩 종목 12월 상승률

 올해 폭락장 이후 증시의 반등을 꾸준히 주도해왔던 IT, 자동차, 은행 등 블루칩 종목들이 유독 12월 들어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최근 상승장의 발목을 잡고 있는 주범으로 꼽히고 있어 증시의 ‘효자’에서 ‘역적’으로 바뀌었다.

 정부의 금융위기 대책, 미국의 ‘제로금리’ 등 엄청난 호재에도 불구하고 이들 블루칩 3형제의 횡보 때문에 코스피지수는 기대보다 반등을 못하고 있다.

 ◇IT, 자동차, 은행 업종 블루칩주 12월 ‘훈풍’ 비껴가=시가총액 상위 대형주 중 IT와 자동차, 은행 등 3개 업종 종목들은 최근 훈풍에서 빗겨나 있다.

 21일 굿모닝신한증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코스피지수는 11.56% 올랐다. 그런데 삼성전자와 LG전자·하이닉스, 현대차, KB금융·신한금융·우리금융 등 3개 업종 대표 종목 7개는 평균 9.1% 상승에 그쳤다. 그나마 23.45%로 크게 오른 KB금융을 제외하면 나머지 6개의 평균 상승률은 6.7%다. 코스피지수 상승률의 절반을 조금 넘는 수치다.

 반면 증권(19.14%), 비금속(22.76%), 운수장비(23.01%), 건설업(23.29%), 철강 및 금속(16.58%) 등 상승률 상위 5개 업종의 평균은 20.9%다. 이들 업종을 포함한 상위 10개 업종 평균 상승률도 17.5%로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훨씬 넘고 있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이와 관련 “이달 들어 증시가 개별 재료에 큰 반응을 보이면서 종목별로 양극화되고 있다”며 “호재는 호재대로 수익률에 목마른 투자자들을 끌어모으며 상승폭을 확대시키고 있고, 악재는 악재대로 급격한 매물출회를 불러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달러 고환율 효과 채 만끽하기 전 경기침체 직격탄=이달 들어 원달러 환율이 안정세에 들어서면서 IT, 자동차 등 수출업종의 매력이 떨어지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이들 수출업종이 지난 몇 달 동안 고환율의 수혜를 크게 누려온 것도 아니다. 환율 상승보다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수요 위축이 더 컸기 때문이다. 환율 안정화에 따른 매력도 하락에다 내년부터 본격 시작될 실물경기 침체의 우려로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이익 전망치는 6월부터 계속 하락하고 있다. 최고 6만8000원까지 예상되던 삼성전자의 주당순이익 전망은 2만9000원 아래로, 9000원에 달하던 현대차의 주당순이익은 7000원대 초반대까지 떨어졌다.

 소장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IT, 자동차, 은행 등 3개 업종은 경제 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업종”이라며 “이들 업종은 12월 기술적 반등 장세에도 특별한 호재가 없는 한 투자자들의 관심에서 소외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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