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광다이오드(LED)가 비록 작은 부품에 불과하지만 이미 세트 사업 전체를 좌우할 만큼 주요 산업으로 급부상했습니다. LED업체와 세트업체는 이제 운명공동체입니다.”
국내 최초 LED 포털 사이트인 ‘코레즈(www.koleds.com)’를 개설한 유정희 사장(35). 그는 산업 수직계열화 ‘신봉자’다. LED 칩부터 애플리케이션으로 이어진 공급망에 대한 이해 없이 LED 산업이 성장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지금처럼 애플리케이션 한 부분만 강조해 육성하면 산업 전반적 경쟁력을 제고하기 어렵다고 설명한다. 포털 사이트를 연 것도 신성장산업으로 부각된 LED에 대한 가감없는 현실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그는 “최근 돌 던져서 맞는 사람 10명 중 1명은 LED와 관계 있다고 할 정도로 사람들의 관심은 고조됐다”며 “산업 육성 차원에서 바람직하지만 그만큼 허황되고 왜곡된 정보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요즘 매일 LED와 관련된 기사 및 논문 등을 사이트에 스크랩한다. 그 중 사실과 다른 부분은 직접 조목조목 반박 댓글을 단다. 네티즌들은 미처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됐다는 반응 일색이다. 이런 유 사장이 생각하는 한국 LED 산업의 문제점은 부품·소재에 대한 원천기술 부족이다.
“환율이 올라가면서 우리나라 LED 부품·소재 경쟁력이 취약하다는 점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최근 LED 업체들이 환율 인상에 따른 원재료 가격 상승 압박에 거의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환율이 오를수록 국내 LED 업계가 큰 곤경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그는 경고했다. LED 업체들이 각종 부품·소재들을 외산에 크게 의존해 환율상승 여파가 그대로 전가된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기초 소재인 사이파이어 웨이퍼와 패키징 소재인 인캡슐런트의 경우 외산 의존도가 80%를 넘는다. 유 사장은 “휴대폰 등 수출물량이 많은 제품들은 그나마 환율상승에 따른 원가 경쟁력이라도 누릴 수 있다”며 “LED의 경우 생산량 대부분이 내수시장에서 소비되는 마당에 이마저도 기대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원재료 가격이 높아지면 LED 원가 혁신이 어려워지고 세트업체들의 가격 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덧붙였다.
“구태의연하지만 LED 산업 발전을 위해 정부가 한번 나서줘야 합니다. 국내 LED 업체들은 연구·개발에 투자할 여력조차 없는 상태입니다.”
유 사장 역시 한때 LED 업체에 근무한 적이 있다. 지금도 알티반도체 총판을 운영한다. 산업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그는 “지금처럼 부품·소재 대부분을 해외에 의존해선 절대 LED 강국이 될 수 없다”며 “어느 정도 기반이 잡힐때까지 각종 연구·개발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석현기자 ahngija@etnews.co.kr 사진=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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