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 동안 인기를 끌었던 IT기기 트렌드는 ‘미니멀리즘’과 ‘터치·실속형’으로 나뉘었다.
하이마트와 옥션의 브랜드 매니저가 선정한 올해 가장 인기가 높았던 IT제품을 살펴보면 크기는 작고 기능이 단순하면서 가격도 저렴한 제품들이 소비자로부터 인기를 독차지했다. 소비자의 오감을 공략한 터치 열풍도 불황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뜨거웠다. 이들 제품은 시장점유율 20%를 웃돌았다.
◇작고 싸야 잘 팔린다=올해에는 크기는 작고 단순 기능을 강조한 미니멀리즘 IT제품이 독보적이었다. 옥션 카테고리 매니저가 선정한 올해의 IT제품 1위에는 18만대가 팔린 저가형 MP3플레이어가 뽑혔다. 조약돌 모양의 삼성전자 옙 S2, 원더걸스가 디자인한 이노맨 Wo, 아이리버 엠플레이어 아이즈 등 5만원대 이하의 제품이 많이 출시됐다. 넷북은 2만5000여대를 판매해 6위를 차지, 하반기 이후 ‘넷북 열풍’을 실감하게 했다. PMP에 비해 작고 가벼운데다 동영상 기능까지 갖춘 MP4플레이어도 9만6000대가 팔렸다.
미키마우스 모양의 아이리버 MP3플레이어는 올 초 단일 모델로 30%를 점유했으며 하반기 들어서는 USB메모리 타입의 MP3플레이어가 40% 이상을 차지했다. MP4P 중에서는 아이리버 E100 실속형 제품이 한때 MP4P 판매량의 절반을 넘어서기도 했다. 전자사전에서는 컨버전스형 제품이 기본형보다 2배 이상 가격이 높지만 판매량에서 앞섰다.
◇만져라 반응하리라=‘터치’ 열풍도 계속됐다. 햅틱 등 풀터치 스크린폰은 고가임에도 불황을 몰랐다.
옥션에서는 1만1000대가 판매됐다. 옥션이 지난달 21일부터 27일까지 총 246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올 한 해를 대표하는 IT 분야 키워드’ 설문조사에서도 풀터치 스크린폰이 38%의 득표로 미니멀리즘에 앞서 1위를 차지했다. 하이마트에서도 풀터치 스크린폰이 시장점유율 30%를 넘었다. 햅틱, 시크릿, 프레스토가 대표적이다. 휴대폰은 ‘저가폰 vs 고가폰’의 두 진영으로 양극화됐다. 내비게이션도 터치스크린을 채택한 제품이 대세를 이루면서 판매량이 15%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속형 인기=고속도로 톨게이트를 정차 없이 바로 통과할 수 있고 요금도 절약할 수 있는 하이패스 단말기의 판매량은 지난해 대비 40% 가까이 급증했다. 옥션에서 1만5000대가 팔린 10만∼20만원대 복합기도 인기몰이를 했다. DSLR카메라와 콤팩트 디카의 중간급인 하이엔드 디카도 약진했다. 휴대폰과 노트북을 중심으로 블루투스 기능이 점차 확장되면서 블루투스 헤드세트는 옥션에서 전년 대비 25% 증가한 14만3000대가 팔려나갔다.
문영구 옥션 IT담당 팀장은 “경기 침체 여파로 인해 하반기 이후 새로운 핫 아이템으로 떠오른 넷북을 비롯한 단순기능을 갖춘 저렴한 제품이나 실속형 제품이 더욱 인기를 끌었다”며 “내년에도 저렴하면서도 실속 있는 제품들의 인기 역시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석기자 ds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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