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IT, IT서비스에 길이 있다](6) 해외에서 길을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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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SDS 전략마케팅실 산하의 해외사업팀 소속 직원들은 1년의 절반을 해외에서 보낸다. 최근 들어 해외에서 사업을 함께하자는 요청이 많아지면서 출장이 부쩍 늘었기 때문이다. 이진환 팀장은 “지난 수년간 진행해온 해외 씨 뿌리기와 자체 역량 강화 노력이 최근 결실로 이어지고 있다”며 “중국에서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 중인 승차권발매자동화시스템(AFC)은 최근 해외 정부나 공공기관에서 직접 연락이 오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국내 IT서비스 기업의 글로벌 경영이 가시화되고 있다. 수십년간 국내에 머물러 내수 산업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던 IT서비스 기업들이 수년 전부터 해외로 눈을 돌리면서 최근 탐스러운 열매를 수확하고 있다. 국내 IT서비스 기업이 세계적인 수준의 기술·가격 경쟁력을 갖고 있는 사회간접자본(SOC) 시스템, 전자정부는 수출 효자 품목으로 급부상했다. 삼성SDS는 올해 상반기 인도 델리·중국 광저우 광불선·중국 우한 1호선 등 AFC사업 수주와 일본 우라소에시 기간행정 구축 사업 등을 잇따라 수주한 데 이어, 하반기에도 두바이 월드센트럴 국제공항의 운항정보안내 시스템과 데이터센터사업, 베트남 전자조달 사업 등의 수주가 유력하다.

 최근에는 두바이에서 1억달러(1440억원) 규모의 지능형빌딩시스템(IBS)을 수주했다. 아직 최종 계약을 앞두고 있지만 단일 건으로는 국내 IT서비스 기업 해외 수주역사상 최고 금액이다. 지난해 이 회사가 삼성그룹 계열사의 해외 사업장에서 올린 매출을 제외한 해외 수주 금액은 100만달러 규모. 올해는 지난해 해외 수주 금액의 150배에 해당하는 1억5000만달러의 수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글로벌 제휴사인 캡제미나이를 통해 내년 유럽지역에 AFC, 지능형교통시스템(ITS), 스마트카드 기술 등을 수출할 계획이다. 영국 지역 사업은 거의 가시화된 상태다. 김인 삼성SDS 사장은 “서비스 역량, 일하는 수준, 조직문화를 선진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며 “2010년에는 글로벌 IT서비스 기업으로 재탄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LG CNS는 신재철 사장이 직접 해외법인을 챙기며 글로벌 경영을 독려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3분기까지 몽골 울란바토르 교통시스템, 중국 톈진 경전철 연장선 구축사업 등 SOC 사업 분야와 영상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1000억원의 수주 실적을 올렸다. 연말에도 몽골, 인도네시아 등에서 추가 해외 사업 수주를 벌이며 올해 목표 수치를 50% 이상 초과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회사는 특히 다른 IT서비스 기업과 달리 LED 전광판을 해외에 설치하고 광고 수익을 올리는 일종의 임대사업까지 진출했다. LG CNS는 최근 중국 봉황TV와 손잡고 중국 선전시에 폭 12.3m, 높이 41.2m의 초대형 전광판을 설치해 중국 영상사업에 본격 진출했다. 이 회사는 중국전역에 총 300여개의 전광판을 추가로 설치할 예정이다. 신재철 LG CNS 사장은 “세계 IT시장의 1∼2% 수준인 국내시장은 성장 한계가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현재 10%대 수준의 해외 매출 비중을 40%까지 끌어올려 진정한 리딩 글로벌 기업이 되도록 단계적인 역량을 쌓아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후발 주자인 SK C&C의 해외 사업은 더욱 눈부시다. 이 회사는 올해 몽골 관세행정 현대화 본사업, 카자흐스탄 우정현대화 1차사업, 아제르바이젠 ITS 구축사업 등을 수주했다. 최근에는 몽골 울란바토르 ITS 구축 사업 우선 협상대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 회사의 지난해 해외 수주액은 590만달러에 그쳤으나 올해는 이미 1억달러를 돌파했다.

 SK C&C는 조직적으로 해외 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기존의 글로벌 사업 추진실과는 별도로 올해 초 인더스트리 사업부문 내 해외사업 개발담당과 공공·금융사업부문 내 해외 영업팀을 신설하는 조직 개편을 단행하기도 했다.

 해외 인력 채용에도 적극적이다. 이 회사는 올해 인도에서 25명, 중국 22명, 미국·러시아·아제르바이잔·호주·대만·몽골 등에서 16명의 인력을 채용했다. 국내 IT서비스 기업들의 주력 해외 사업은 이른바 IBM·액센츄어·HP 등이 해왔던 정보화 위주의 전통적인 IT서비스는 아니다. 이 분야는 여전히 세계적인 기업에 비해 경쟁력이 뒤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제품과 서비스과 함께 조화된 SOC 등과 같은 IT서비스2.0 분야에서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 향후 전망을 밝게 한다.

 삼성SDS의 한 관계자는 “IT서비스1.0에서는 우리가 후발주자지만 2.0 시대는 우리가 앞설 수 있다”며 “특히 최근의 경제 위기는 국내 IT서비스 기업에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주게 될 것”이라며 낙관했다.

◆해외개발센터 강화

 SK C&C는 최근 인도법인 SK C&C인디아의 법인장 겸 최고 운영책임자로 인도 출신 산제이 굽타를 스카우트했다.

 산제이 굽타는 액센츄어의 인도 데이터센터에서 인프라 아웃소싱 담당이사 및 아·태 책임자로 일했으며 IBM에서도 근무한 바 있는 IT전문가다. SK C&C 측은 “산제이 굽타를 법인장으로 선임한 것은 미국 등 선진 시장을 타깃으로 한 인도의 해외개발센터 설립을 염두에 둔 조치”라며 “인도 GDC 설립에 대비해 25명의 신규 인력을 채용했다”고 말했다.

 국내 IT서비스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해외 수주 확대와 함께 잇따라 해외개발센터(GDC)를 설립하거나 강화하고 있다. 해외개발센터는 인건비 저렴하면서 개발력이 뛰어난 인도, 중국, 필리핀 등에 개발 전담 인력 및 조직을 두는 것으로 IBM, 액센츄어 등 선진 IT서비스 기업은 이미 10년이 넘게 해외 개발 센터를 운용 중이다. 미국, 유럽 고객도 비용 절감 등을 위해 GDC 운영 여부를 IT서비스 기업 선정 기준으로 삼기 때문이다.

 LG CNS는 최근 선양에 제3의 GDC를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2009년 초 완공 예정인 ‘중국 선양 개발센터’는 중국 베이징, 인도 벵갈루루에 이은 LG CNS의 세 번째 글로벌 개발센터다. 이 회사 중국 베이징 GDC에는 400여명, 인도 GDC에는 250여명이 근무 중이며 내년 말까지 500여명을 채용할 선양 GDC 인력을 합할 경우 해외 개발 인력은 1000명을 넘어서게 된다.

 LG CNS는 선양 GDC를 오는 2011년까지 2000여명 수준으로 늘려 개발 거점으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삼성SDS는 베이징에 GDC를 운영 중이다. 이곳에는 삼성 계열사의 시스템 개발뿐만 아니라 삼성SDS의 대외 고객 시스템 개발까지 진행 중이다. SK C&C는 지난해 4월 중국 베이징에 현지법인 및 GDC를 설립해 200여명의 개발 인력을 두고 있으며 인도법인도 조만간 GDC 기능을 보유할 예정이다. 포스데이타도 지난해 4월 인도 부바네스와르에 해외개발센터(ODC)법인을 설립, 운영 중이다. 기업용 솔루션 유통 및 IT서비스 기업인 다우기술도 지난해 다롄에 아웃소싱센터인 다우OSD를 설립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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