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LCD업체 투자, 국내 장비업계에 `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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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LCD 패널 업체들이 최근 6세대 이하 LCD 라인 신규 투자에 나설 전망이다. 대형 투자는 아니지만 내년 한국·대만·일본 등에서 신규 투자가 자취를 감춘 터라 국내 장비 업계는 ‘가뭄의 단비’ 격으로 여기고 있다. 그러나 벌써 수주 경쟁이 과열 조짐을 보이면서 국내 장비 업체들끼리 출혈 경쟁을 벌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과거 중국 LCD 패널 업체들의 거래 관행을 감안할 때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점에서도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LCD 패널 업체인 ‘티엔마’는 칭다오와 우한 두 지역에 각각 월 3만장 규모의 4.5세대 LCD 라인을 건설하기로 하고, 이르면 연말께 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티엔마는 내년 초 장비 공급사 선정을 거쳐 오는 2010년 장비를 반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티엔마의 4.5세대 라인은 컬러 필터 공정까지 포함하는데다 지금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통틀어 유일한 신규 투자란 점에서 국내 장비 업계의 치열한 수주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또 중국 ‘BOE-OT’사도 이르면 내년 하반기 6세대 LCD 라인 신규 투자에 나설 것으로 전해지는 등 중국 LCD 패널 업체의 투자 분위기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악화된 시황 속에서 적자에 허덕이는 중국 LCD 패널 업체들이 이처럼 신규 투자를 단행할 수 있는 배경에는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 전 세계 LCD 패널 업계의 신규 투자가 사라진 점을 노리고 보다 싼값에 장비를 구입해 라인을 건설한 뒤 시황이 회복되면 중국 내수 시장을 잠식할 수 있다는 계산도 엿보인다.

 하지만 국내 업계의 장비 수주전이 벌써 과당 경쟁 조짐을 보이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한 장비 업체 관계자는 “내년도 신규 투자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공장 가동률이라도 유지하려면 어쩔 수 없다”면서 “출혈 경쟁을 감수하면서까지 국내 업체들의 수주전이 치열할 것”이라고 고백했다.

 특히 업계 전문가들은 과거 중국 LCD 패널 업체들은 발주까지 내놓고 계약 위약금도 물지 않은 채 거래를 취소하는 등 일부 비신사적인 거래 관행을 보였다는 점도 경고한다.

 부재호 디스플레이서치 이사는 “중국 LCD 패널 업체들이 자체 발표한 계획상으로는 내년도 일부 신규 투자를 진행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자금 여력도 없는 업체들이 실제로 투자를 집행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서한·안석현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