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LCD株 "울고 싶어라"

 글로벌 경기침체 영향으로 반도체와 LCD패널 가격의 하락세가 좀처럼 멈추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관련업계에 대한 투자전망도 긍정적이지 않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다만 원화 약세가 대만, 일본업체에 비해 우리 업체의 경쟁우위를 지킬 수 있다는 위안거리가 될 전망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가격은 이달 상반기 1Gb D램 고정거래 가격은 1.19달러로 10월 하반기 1.31달러 대비 9.2% 하락했다. 대만업체들이 웨이퍼 투입 축소를 시행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효과는 이달 말이나 내달부터 나타날 전망이다. 낸드 제품 가격도 약보합세가 지속되고 있다. 수요 부진의 여파가 여전히 시장에 부정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를 반영한듯 최근 삼성전자의 주가는 사흘째 하락세로 47만4500원으로 50만원을 크게 밑돌았고 하이닉스와 LG디스플레이도 강보합 수준에 머물렀다.

 박영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세계 경기침체로 인한 PC와 가전의 수요부진이 전망돼 반도체와 LCD패널 등 IT부품의 가격 하락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D램의 경우 현물가격과의 차이가 10월말 30%를 초과했기 때문에 이번 고정거래 가격 하락은 이미 예상된 일이었다”며 “고정거래 가격이 여전히 현물 대비 20% 이상 높아 이달 하반기에도 D램 고정거래 가격 하락은 불가피할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4분기 반도체 부문 실적도 어려움을 예고했다.

 LCD패널 부문의 상황은 이보다 더 심하다. 유통업체의 재고 축소가 일찍 시작됐고 4분기 PC 출하량 증가율도 예년의 10%대 중반에도 못미쳐 당분간 LCD패널 가격의 약세는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우준식 동양종합금융증권 연구원은 “실제 수요도 부진하고 유통업체들의 재고 축적 의지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수요 부진이 지속될 전망이어서 당분간 가격 반등을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전망했다. 여기에 그는 내년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 등 국내업체와 일본 샤프, 대만 AUO 등의 대규모 투자가 예정돼 있어 감산에 따른 패널 가격 상승도 기대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그나마 원화 약세는 국내 LCD·반도체 업종의 경쟁우위를 지켜줄 위안거리가 되고 있다.

 우 연구원은 “원화 환율이 달러와 엔화 대비 약세로 한국업체와 대만업체의 수익성 격차는 큰 폭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업체 중, 유일하게 영업흑자를 유지하고 있고 하이닉스도 경쟁업체인 마이크론 대비 원가경쟁력이 우위에 있어 최근 주가 하락은 과도하다고 진단했다. 동양종합금융증권은 LCD 부문에서도 LG디스플레이가 대만 업체 대비 원가 경쟁력이 우수하고 가격 급락에 따른 메리트가 있다며 투자의견 ‘매수’를 제시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