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정·재계가 오마바 인맥 찾기에 혈안인 것처럼 일본도 오바마와 연결된 끈 찾기에 여념이 없다. 특히 오바마가 혜성같이 나타나 미국 대선에서 승리했던 터라 인맥 부재로 아쉬워하는 모습은 우리와 마찬가지다.
여기에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이 다른 아시아 국가에 비해 중국 외교에 치중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일본에서는 빈약한 오바마 인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요미우리신문·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주요 언론은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의 외교관(外交觀), 특히 대일 정책을 분석하며 일본 내 오바마 인맥 부재를 지적하고 있다. 역대 미국 대통령들이 정권 교체 후 전임 정권의 정책을 부정하는 경향이 강했던 것에 비춰볼 때 과거 민주당 클린턴 정부에서의 사례에서처럼 중국 친화적 정책에 역점을 둘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자민당의 호소도 히로유키 간사장도 “오바마 당선인이 일본을 잘 모르므로 미·일 정상회담을 미루지 말고 하루라도 빨리 실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프가니스탄 지원 문제, 북한 문제, 주일 미군기지 재편 등에서 내년 새로 들어설 오바마 정권이 구체적인 성과를 요구할 것이기 때문에 일본 내부의 정책조율과 외교전략 마련도 당장 직면한 선결과제라며 미 민주당 인맥이 취약한 일본 측에서는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이 밖에도 보수무역주의 성격이 강한 오바마 당선인이 미·일 통상문제를 부각시키거나 선거 공약에서도 강조했던 것처럼 취약해진 미국 자동차 업계를 전폭적으로 지원할 것으로 보여 상대적으로 일본 자동차 업계가 불이익을 당하지나 않을지 노심초사하고 있다. 아소 다로 일본 총리와 관방성·외무성 등은 “미국과 일본은 자유민주주의, 인간의 기본권, 시장경제 등을 존중하는 데 뜻을 같이 해왔다는 점에서 미·일 동맹관계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며 주변을 안심시키고 있다. 그러면서도 “오바마 당선인이 취임하는 내년 1월에도 일본의 정치혼란이 계속된다면 오바마의 시선은 일본이 아닌 중국으로 향할 수 있다”는 식의 위기의식 고취 발언을 잊지 않았다.
아소 다로 총리는 국내에서 제기되고 있는 오바마 인맥 부재의 우려를 덜기 위해 오는 14일로 예정된 조지 부시 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마친 후 같은 날 오바마 당선인과의 회동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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