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그런 모양의 승강기를 타고 고층빌딩의 사무실로 출근한다. 퇴근 후엔 아파트에 설치된 유리벽 승강기를 타고 야경을 바라보며 집으로 올라간다…’
‘네모반듯한 모양’이라는 고정 관념을 깬 승강기들이 등장할 전망이다. 승강기의 형상과 재료 등에 대한 규제가 대폭 완화되기 때문이다.
6일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에 따르면 7일부터 개정된 승강기 검사기준이 시행되면서 승강기의 형상이나 치수에 대한 제한이 없어진다. 지금까진 유지보수와 관리 등을 위해 승강기의 형상과 크기 등을 엄격히 제한했으나 앞으론 이런 제한을 없애고 안정성이 검증된 다양한 신재료나 시공 방식을 적용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승강기가 오르내리는 승강로 형상과 치수 제한을 폐지, 건물의 구조와 형태에 따라 독창적인 디자인의 엘리베이터 설계가 가능해진다. 극단적으로 삼각형이나 원형의 엘리베이터도 나올 수 있다. 비상용 승강기의 승강로 벽에도 방화 성능을 만족할 경우 유리를 사용해 아파트 등에도 전망용 승강기를 설치할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진 화재 대비 등을 위해 13층 이상의 건물은 비상용 승강로 벽에 유리를 사용할 수 없었다. 금속판만을 허용하던 승강기 추락방지 보호판의 재질 제한도 없어지고 승강기 로프 체결 방식도 자율화된다. 옥내 전망용 승강기의 경우 승강로 접근을 막는 보호벽뿐 아니라 화단·연못·난간 등 추가 시설물이 필요했으나 이번에 보호벽만 설치하면 되도록 개정했다.
기표원은 규제합리화로 다양한 형상의 승강기가 설치돼 도시 미관이 개선되고 향후 5년 후 연간 약 2000억 이상 규모의 내수 및 수출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승강기 업체들은 규제완화는 반갑지만 실제 승강기 매출에는 큰 상관이 없을 것이라는 반응이다. 오티스의 한 관계자는 “승강기 디자인에 대한 규제가 풀려도 일반 아파트에서 값비싼 디자인 승강기를 채택할 가능성은 작다”고 말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한세희기자 hahn@et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