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게 와인은 여성 기업인이 인적 네트워크를 원활히 구축하게 한 돌파구였어요. 한국 사회에서 술을 마시지 않는 여자가 사업을 한다는 건 그리 녹록한 일이 아니거든요.”
이성혜 팀인터페이스 사장은 술자리 없이 여성 기업인이 사업하기가 얼마나 힘든지 설명했다. 인적 네트워크를 돈독히 하는 데 술의 역할을 십분 이해하면서도 마시지 못하는 술을 억지로 마실 수는 없는 일이었다. 그러다 와인 문화가 확산하면서 숨통이 트였다.
“와인은 저녁을 하면서 한두 잔 할 수 있었어요. 몸에 무리도 덜 가고 와인을 소재로 분위기를 부드럽게 바꿨죠. 이제는 집에서도 와인을 즐기는 사람이 됐어요.”
그는 한국정보산업연합회 CIO 아카데미 내의 와인 모임을 이끌고 있다. 와인을 배우고 싶지만 접근하기 어렵고 시간도 여의치 않는 CIO들과 와인의 즐거움을 공유한다.
“3년 전 CIO 아카데미 기수 모임에서 와인 특강과 시음 행사를 했어요. 좀 특별한 모임을 하고 싶은 욕심이었는데 반응이 무척 좋았어요. 그 일을 계기로 와인 소모임이 생겼고 동호회장을 하고 있죠.”
그는 소모임을 운영하면서 와인 내공을 깊이 쌓았다. 그렇게 다양한 분야의 사람과 와인을 공부하다 발견한 게 스페인 토레스의 ‘마스 라 플라나(Mas La Plana)’다. 그는 이 와인을 추천해 한 번도 실패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마스 라 플라나는 옅은 마호가니 향이 매력적인 와인이에요. 크랜베리와 체리, 송로 버섯의 진한 향기가 즐겁죠. 한 모금 마시면 우아함과 풍요로움이 느껴진답니다.”
이 와인은 자극적인 한국 음식과도 잘 어울려 와인 초보자들도 좋아한다고 귀띔한다. 특히, 스페인의 열정이 그대로 느껴져 젊은 사람들의 모임에 어울린다.
그는 집에서 ‘뮬드 와인’을 직접 만들어 마시는 와인 마니아다. 뮬드 와인은 레드와인과 계피, 오렌지, 설탕 등을 넣고 끓인 따뜻한 와인이다.
“추운 겨울이나 크리스마스 때 구운 치킨과 함께 드시면 너무 좋아요. 끓이면 알코올이 날아가 아이들도 마실 수 있답니다.”
이 사장은 뮬드와인 조리법을 설명하며 와인 예찬론에 빠져든다.
이 사장은 “품질 좋은 와인을 만들려는 와이너리의 노력처럼 사용자에게 더욱 편리한 환경을 제공하려는 팀인터페이스의 사용자인터페이스(UI) 개선도 끝이 없다”며 빨간 단풍잎과 스페인의 향기에 취해 가을을 만끽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
이성혜 사장의 추천와인
와인: 토레스 마스 라 플라나
빈티지: 2004
생산국 및 지역: 스페인 카탈루나
종류: 레드(red)
포도품종: 카베르네 쇼비뇽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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