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의 패러다임이 녹색경쟁의 시대로 바뀌고 있습니다. 우리는 반도체·휴대폰 등 IT분야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은 것처럼 다가오는 녹색경쟁 시대에서도 주도해 나가야 합니다. 정부에선 이미 ‘저탄소 녹색성장’ 비전을 제시했습니다. 기업도 팔짱만 끼고 있어선 안됩니다. 녹색경영 정책을 이끌어갈 강력한 권한과 리더십을 가진 책임있는 조정자(최고환경정책책임자·CGO)가 필요합니다. 전자신문은 ‘그린오션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CGO를 둡시다’ 캠페인을 전개, 정부와 기업·기관에서 그린비즈니스를 심화해 나갈 CGO를 한 명씩 선정해 지면에 소개합니다.
정부는 우리나라의 지속가능한 발전 전략으로 ‘녹색성장(Green Growth)’을 채택했다. 국가도 하나의 살아 움직이는 유기체인 만큼 녹색성장을 위한 각종 의사 결정과 그것에 따른 진행 방향을 일사불란하게 지휘할 사령탑이 필요하다. 그 첫 사령탑을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이 맡는다. 산업·에너지 정책을 총괄하는 부처인 만큼, 정부 내에서 ‘녹색성장’ 정책을 조율하고, 밀어붙일 추진체가 되는 셈이다.
이윤호 장관은 최고환경정책책임자(CGO)에서 한발 더 나아가 자신의 역할을 정부 내 ‘최고녹색성장책임자(Chief Green Growth Officer)’로 규정했다. 정부 CGO의 가장 큰 역할은 환경과 경제성장의 선순환 구조를 창출함으로써, 새로운 경제발전의 패러다임을 여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환경과 성장이 서로 막아야만 존재할 수 있는 배타적 구조였다면 앞으로는 ‘환경이 성장을 주도하고, 성장이 환경을 보호하는 윈윈 구도’로 바뀌지 않으면 안 된다.
이 때문의 ‘녹색성장’은 단순히 에너지를 덜 쓰고 환경오염을 줄이는 차원이 아니라 일자리와 성장동력 확충, 기업경쟁력과 국토이용의 개조·생활 혁명을 포괄하는 종합적인 국가비전이다.
지식경제부는 정부 CGO부처로서 그린에너지 개발 및 보급 뿐 아니라, ‘기존 산업의 녹색화(Green Transformation)’를 중심에 놓고 산업의 발전과 성장 자체가 그린로드맵에 부합하도록 바꿔나간다는 전략이다. 산업혁명은 선진국에 비해 40∼50년 뒤졌지만, 산업의 녹색혁명은 오히려 우리가 경쟁국을 앞지를 수 있다는 자신감이 넘치고 있다.
<인터뷰>
―정부가 저탄소 녹색성장 비전을 제시한 배경은.
▲지금까지의 성장 논리는 자원·환경 위기와 함께 곧 한계에 부닥칠 가능성이 크다. 저탄소 경제체제로 빨리 이행하지 못하면 국제 온실가스규제라는 장벽에 부딪혀 우리 경제 전반의 큰 위협이 된다. 전세계 주요국가들은 기후변화와 자원고갈 위기를 새로운 성장기회로 활용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반도체산업이 보여줬듯 우리가 녹색신기술 개발 및 투자확대를 통해 선제적으로 대응할 경우, 21세기 전반에 걸쳐 우리 경제를 먹여살릴 수 있는 신성장동력 확보의 기회가 만들어진다.
―부처 간 협력 또는 분담은 어떻게 하게 되는가.
▲각 부처의 녹색성장 전략 수립과정에서 협의가 필요한 사항은 실무 또는 고위급 협의를 통해 원만하게 조율하고 있다. 향후 총리실을 중심으로 각 부처의 녹색성장 추진전략을 종합해 ‘저탄소 녹색성장 마스터플랜’을 이달 말 발표할 계획이며, 중복투자 및 비효율이 발생하지 않도록 부처 간 협의채널을 상시 가동한다.
―지경부가 특히 집중할 분야나 역할이 있다면.
▲에너지와 산업부문으로 나눠 추진한다. 우선 에너지 저소비사회·저탄소 경제 구현을 위해 수송·산업·가정 별 적극적인 에너지 절감 대책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그린에너지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해 기술개발과 인프라구축을 최대한 지원하고 에너지 자주개발률을 높여 에너지 위기에 강한 경제체질을 만들어나간다는 방침이다. 산업분야에선 녹색성장을 위한 ‘지식·혁신 주도형 산업발전 전략’을 현재 수립 중에 있으며 9개 업종별로 에너지 효율 향상, 신소재개발 등의 녹색성장 전략을 짜서 실천에 옮길 계획이다. 기업이 에너지·환경분야의 새로운 사업기회를 창출할 수 있도록 ‘그린오션 9개 분야 100대 과제’도 발굴해 연내에 제시할 예정이다.
<프로필>
1948년 대전 출생. 대전고·연세대 정외과 졸업. 행정고시 13회. 위스콘신매디슨대학교대학원 정책결정 및 행정학 석사·경제학 박사. LG경제연구원 대표이사 원장.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 지식경제부 장관
이진호기자 jhole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