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사는 김모씨는 11월 결혼을 앞두고 이달 초 한 전자 매장을 찾았다. 최고 기능을 갖춘 제품을 고르고 견적서를 받아온 김씨는 다음날 다시 매장을 찾았다. 가격이 비싸다고 느낀 김씨는 혼수가전 구매 예산을 낮춰잡고 가격에 맞춰 제품을 다시 골랐다. 혼수가전도 다이어트를 해야했기 때문이다.
경기 불황 여파로 가을 혼수가전 시장도 얼어붙었다. 각 유통업체가 혼수가전 기획전을 지난 9월부터 대대적으로 펼치고 있지만 실적은 좋지 못하다. 업체들은 불황 때 많이 팔리는 제품 위주로 제품을 재정비하고 쿠폰을 마련하는 등 막판 혼수가전 고객 잡기에 나섰다.
◇불황에 혼수가전 매출도 정체=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통업체들의 가을 혼수가전 기획전의 판매액이 지난해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추이라면 가을 혼수가전 판매가 지난해 수준에 머물거나 5∼10% 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홈쇼핑의 경우 LCD·PDP TV, 김치냉장고 등 인기 가전 제품도 대부분 작년 대비 비슷한 판매를 보이고 있고 고가 가전 등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하이마트·전자랜드 등 전자전문 유통점과 홈플러스·이마트 등 할인점의 판매 추이도 지난해와 유사한 추세로 성장세가 주춤했다.
혼수가전 구매시 TV, 냉장고, 세탁기 등 생활에 꼭 필요한 이른바 ‘혼수가전 3총사’ 위주로 구매하고 기타 가전의 경우 구입을 포기하는 경향이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저가 가전만 주로 팔려=경기가 안 좋은 탓에 혼수가전에서도 저가 제품이 많이 팔리는 추세다. 현대홈쇼핑에서는 30∼40만원대 일반세탁기의 경우 10월 들어 매출이 2007년 동기간 대비 150% 가량 큰 폭으로 신장했다.
현대홈쇼핑 측은 “고가의 드럼세탁기 대신 용량은 더 크면서도 가격은 저렴한 일반 세탁기를 선택하는 이들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20∼32인치 크기의 브라운관 TV도 HD일체형 모델이 인기를 끌면서 이번 달 매출이 지난해보다 15% 이상 증가했다. GS홈쇼핑과 CJ홈쇼핑에서도 가전 구매시 기능보다는 가격이 낮은 실속 상품위주로 매출아 소폭 증가했다.
◇막판 몰이에 나서=불황으로 소비 방향이 이처럼 변하자 혼수 기획전 마감을 일주일 여를 놔두고 저가 및 소형 가전 등으로 판촉 전략을 수정했다.
롯데홈쇼핑 디지털가전팀 최두식 MD는 “소형 가전의 인기에 힘입어 대형 가전보다는 소형 가전 위주의 편성을 대폭 늘일 계획”이라며 “계속되는 불황에 좀 더 실속있는 구성으로 고객들을 맞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GS이숍, CJ몰 등 인터넷몰은 가격 할인, 쿠폰 발행, 사은품 증정, 장기 무이자 할부 등 다양한 혜택으로 혼수 막바지 수요를 흡수한다는 전략이다.
GS홈쇼핑은 LCD TV, 냉장고, 세탁기 등 혼수가전을 시청률이 높은 주말에 집중 편성할 예정이다. 현대홈쇼핑 및 h몰 등 현대 계열에서도 구매 고객에게 상품권을 추가로 증정하는 등 경품을 강화한다.
전자랜드는 10월 혼수 기획전과는 별도로 11월에 ‘웨딩 페어’를 개최, 혼수 시장을 지속적으로 공략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하이마트도 11월 혼수 고객에게 기획전 수준의 사은품 등을 지급할 계획이다.
김동석·김규태기자 ds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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