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IT 전시회 ‘세빗(CeBIT)’이 확 달라진다. 세빗 주관사인 도이치메세는 내년 3월 세빗 양대 키워드로 ‘그린IT’와 ‘웹사이어티(인터넷 기반 사회)’를 꼽고 비즈니스 중심의 전시회로 방향을 새롭게 정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빗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IFA’, 미국 ‘CES’와 함께 세계 3대 IT 전시회로 내년 3월 3일부터 8일까지 독일 하노버에서 열릴 예정이다. 내년 세빗 기본 방향과 주제가 공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에른스트 라우에 도이치메세 사장은 “내년 세빗의 가장 큰 주제는 웹사이어티(Webciety)로 불리는 인터넷 사회”라며 “박람회를 통해 인터넷이 우리 생활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 지를 모두 보여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빗은 이를 위해 전 세계에서 인터넷 비즈니스가 가장 활발한 실리콘밸리 지역을 집중 부각하기 위해 이례적으로 ‘미국 캘리포니아주’를 파트너 주로 선정했다.
내년 전시회에서는 그린 IT도 집중 부각한다. 올해 세빗에서 그린IT 플랫폼을 시범적으로 선보였던 데서 내년에는 이를 더욱 발전시킨 시스템과 솔루션을 집중 소개할 계획이다.
세빗은 특히 내년을 ‘바이어 위주의 비즈니스 전시회’로 세빗의 위상을 바꾸는 사실상 원년으로 정하고 그동안 업체와 제품 위주로 전시관을 꾸몄던 데서 주제 별로 카테고리를 운영하기로 했다. 카테고리도 IT 인프라·비즈니스 프로세서·시큐리티 월드·텔레매틱스와 내비게이션·텔레헬스 등 기업 시장(B2B)을 겨냥한 분야로 크게 확대했다.
또 디지털화와 모빌리티 분야의 메가 트렌드를 보여주기 위해 인터넷·모바일 솔루션 분야는 디지털 미디어·웹 기반·엔터프라이즈 모빌리티로 나눠 특별 전시관을 운영하기로 했다. 개막 행사 초청 연사로는 크레이그 배릿 인텔 회장이 참석할 예정이다. 국내에서도 코트라·서울산업통상진흥원·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등이 한국 공동관을 차리며 삼성전자·블루버드소프트 등 200개 이상이 단독 부스로 참여한다.
세빗은 세계 최대 디지털산업 박람회로 매년 3월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다. 올해에는 전 세계 77개 국가에서 5845개 업체가 참가했으며 매년 50만명 가량이 전시장을 찾았다. 이 중 80%가 전문 바이어였으며 단일 거래 규모로는 가장 큰 150억달러 이상의 비즈니스가 이뤄졌다.
강병준기자 bjkang@
<인터뷰> 에른스트 라우에 도이치메세 사장
▲방문 목적은.
-하노버 시장과 함께 지난 16일 1박 2일 일정으로 방문했다. 세빗과 함께 산업자동화와 에너지 전문 전시회인 ‘하노버 메세’ 등을 알리기 위해 오세훈 시장을 포함한 정부와 산업계 관계자를 만났다. 이 자리에서는 내년 전시회뿐 아니라 한국과 독일의 정상회담 등도 이야기가 오갔다.
▲‘2009 세빗’을 소개하면.
-철저하게 비즈니스에 맞췄다. 신제품을 소개하고 전시하는 형태보다는 비즈니스 마케팅 장으로 새롭게 단장했다. 플랫폼과 애플리케이션 비중을 크게 늘린 것도 이 때문이다. ‘지구촌 삶의 질 개선’을 모토로 총 26개 홀에서 6000개 가까운 기업이 전시장을 메울 것으로 예상한다.
▲내년 테마를 몇 가지 꼽으면.
-웹사이어티와 그린IT다. 웹 2.0, 엔터프라이즈 2.0을 주제로 사회와 기업 프로세서를 통합할 수 있는 아이디어·혁신·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IT 보안, 텔레헬스, 미래 테마기획관 등은 어떤 전시회에서도 볼 수 없는 제품과 기술을 보여줄 것이다.
▲금융 위기까지 겹쳐 전시산업의 미래가 어둡다는데.
-내년 행사는 큰 차질 없다. 그러나 내후년은 세계적인 경기 위축과 금융 위기에 따른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고 대응책을 강구 중이다. 특히 저개발국의 참여를 독려할 계획이다. 컴덱스가 무너지는 등 사실 컨벤션산업도 다소 위축된 게 사실이다. 그러나 위기는 기회다. 산업이 바뀌면 전시 형태도 바꿔야 한다. 세빗은 산업 구조에 맞게 진화해 나가고 있다. 철저하게 비즈니스 전시회로 세빗 위상을 새롭게 하는 데도 이 때문이다.
▲한국업체에 한 마디.
-한국은 IT와 정보화가 강한 나라다. 이제는 이를 전 세계와 공유해야 한다. 강점과 노하우를 적극 알리고 시장을 개척하는 데는 전시회가 최고의 비즈니스 무대다. 세빗 전시회에서 한국 기업이 큰 성과를 올려 역시 ‘IT 선진국’이라는 이미지를 다시 한 번 심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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