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라인]과기인공제회 활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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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기술자들이 퇴직 후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날이 와야 우리나라 과학기술이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습니다. 급여나 복지가 따라주지 못하니 연구원들이 연구소를 벗어나 학교나 기업체로 옮겨가게 되고 이렇게 되면 더 이상 과학기술의 미래는 없습니다.”

 박찬모 대통령 과기특보와 서남표 카이스트 총장의 대담에서 나온 말이다.

 한 나라의 과학기술이 발전하려면 연구원들이 경제적인 문제나 더 나아가 노후 걱정 없이 연구에만 전념할 수 있는 인프라가 조성돼야 한다.

 과학기술인 복지의 최일선에 있는 곳이 과학기술인공제회다. 지난 2002년 12월 과기공제회법 공포로 설립된 과기공제회는 2004년 11월 정부 출연금 400억원을 시작으로 공식 출범했다. 이후 2008년 600억원과 내년부터 200억원씩 5년간 1000억원의 기금을 추가해 2000억원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회원 수는 1만9000명에 자산은 3000억원, 2012년 회원 수 6만명에 자산 1조6000억원, 그리고 2017년 회원 수 20만명에 자산 6조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물론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는 과기공제회에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할 수는 없다.

 지난 1952년 설립된 지방행정공제회는 올 3월 말 현재 회원 수 35만7000여명에 지난해 말 기준 자산이 3조6500억원에 올 목표는 4조2400억원이다. 또 1971년 설립된 교원공제회는 올 6월 말 현재 회원 수 60만여명에 자산은 무려 13조6900억원에 달한다.

 과기공제회를 이끌고 있는 조청원 이사장은 평생을 과학계에 몸담은 과기인으로 지난 7월 취임 이래 전국 출연연을 직접 찾아다니며 연금사업 활성화를 위해 애쓰고 있다. 상당수 출연연은 이사장이 직접 기관을 방문해 설명회를 갖고 협조를 요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다른 공제회와 비교해 아직은 혜택이 많지 않은 공제회를 탈퇴하는 회원도 있다. 조 이사장이 공제회 홈페이지에 올라오는 회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현장의 의견을 듣는 데 주저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초대 이승구 이사장이 과기공제회의 기초를 다졌다면 조 이사장의 어깨에는 공제회의 도약을 위한 기틀을 마련해야 하는 과제가 지워져 있다. 특히 지난해 8월 수립된 중장기 발전계획은 중단 없이 추진돼야 한다. 최고 수준의 과학기술인 맞춤형 복지 서비스와 과학기술인공제회관 건립, 과학타운 조성 등은 그 가운데 핵심이다.

 회원 수 확보와 기금 확대 또한 그가 앞으로 풀어가야 할 숙제다. 얼마 전 만난 조 이사장은 과기공제회의 무한한 발전을 자신했다. 그는 우선 현재의 출연연뿐 아니라 민간부문의 연구소까지 가입범위를 확대한다면 회원 수 확보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며 기금 확대도 결국 회원과 연계돼 있다고 밝혔다.

 과기공제회의 활성화에는 공제회의 알찬 사업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여기에 회원들이 자발적인 참여가 3대 키워드다. 이 가운데 정부의 취약한 재원 보충과 걸음마 단계인 공제회를 키우겠다는 회원들의 자발적인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난주 9일부터 이틀간 대덕연구단지에서는 출연연 국정감사가 열렸다. 다른 국감과 달리 의원들의 질타보다는 출연연 사기진작을 위한 덕담이 이어졌다고 한다. 출연연 사기진작은 과기공제화 활성화가 그 시작이다.

 홍승모 경제교육부장 sm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