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 IT산업, 우려를 기회로 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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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영국의 국제 경제 분석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은 전 세계 66개국을 대상으로 ‘2008년 IT산업경쟁력 지수’를 조사, 발표한 바 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IT산업경쟁력은 8위를 기록해 전년도 3위에서 5계단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고, 이를 계기로 한국 IT산업의 미래에 대한 우려와 자성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IU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6대 조사 분야 중 IT인프라와 정부 지원 2개 분야에서의 점수 하락이 종합순위 변동의 주원인이 됐다. 세계 최고 수준의 IT인프라 구축에 열정을 쏟았고 세계 어느 정부보다 IT산업 육성 정책이 적극적이었음을 고려할 때, 이 두 부문에서의 큰 순위 하락이 우리 국민들에게 주는 충격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적인 기관의 조사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되, 새롭게 분발하는 기회로 삼기 위해서는 EIU가 경쟁력 하락으로 판단한 근거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러나 EIU는 6대 분야별로만 점수를 공개하고 있어 세부 지표별 현황 파악이 곤란하다.

 이에 EIU 평가 세부 지표와 자료 출처를 토대로 정보통신연구진흥원이 추정해본 결과, IT인프라 분야에서는 70% 비중을 차지하는 100인당 PC 보급대수와 보안 인터넷 서버 수가 순위 하락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가 강점을 가진 브로드밴드 보급률의 가중치가 10%에 불과하고, 100인당 PC 보급대수가 경쟁국들에 비해 증가속도가 더딘 것이 IT인프라 하락의 주요 요인으로 추정할 수 있을 것이다.

 정부 지원 부문은 정책의 일관성 등 4개의 세부 지표로 구성되는데, 대부분이 정성적 평가로 이루어짐에 따라 항목별 추정이 사실상 어렵다. 다만, 우리나라보다 대만, 스웨덴 등 경쟁국이 IT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정책을 추진했다는 점과 조사 시기를 고려할 때, ‘뉴 IT전략(7월)’ ‘신성장동력비전과 발전전략(9월)’ 등이 이번 조사에 반영되지 못한 점이 순위 하락의 원인이 됐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최근 일각에서는 정부조직 개편으로 IT정책 기능이 분산됐고, 이로 인해 IT정책 추진력이 다소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의 시각이 존재한다. 그러나 융합의 시대를 맞아 이제 IT는 다양한 부처와 관련된 이슈로 IT관련 모든 부처가 협력해 진정한 IT강국의 면모를 보여줄 기반 틀로 재편했다. 또 정보격차 해소, IT산업 환경 개선 등 우리의 부족한 부분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은 범 부처적으로 추진될 것이다.

 우리 IT산업은 20세기와 21세기를 연결하는 국가 성장동력으로서 역할을 했던 것에서 한 단계 발전해 GDP 3만달러 시대의 견인차로, 새로운 저탄소 녹색성장의 중심축으로, 융합산업의 주체로서 더 막중한 책무에 직면해 있다. 이번 IT산업경쟁력 순위하락과 관련된 여러 논란을 통해 우리나라의 정책, 시장, 연구 참여자들은 IT 분야가 역할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고 있는지, 미래변화를 주도할 준비가 돼 있는지를 자성해 보고, 재도약을 위한 성장통으로 삼을 줄 아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것이다.

EIU 보고서의 마지막 제목인 ‘최고를 향한 중단 없는 전진(No Rest for the Strongest)’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성옥 정보통신연구진흥원장solee@iita.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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