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2차전지를 `수출 주력`으로

 1회용 일반 전지와 달리 충전하면 오랫동안 쓸 수 있는 고부가 제품 2차전지의 용도가 날로 확대되고 있다. 이전까지만 해도 휴대폰·노트북·캠코더 등 주로 휴대형 단말기에 사용됐지만 각종 전자·정보기기가 개인·소형·경량화되면서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다.

 특히 에너지 절감 효과가 뛰어나 그 용도가 하이브리드카 등 차량용으로 확대되면서 더욱 각광받고 있다. 세계 시장 규모도 급격히 늘어나 리튬 2차전지를 비롯해 니켈 카드뮴전지·니켈 수소전지 같은 2차전지 시장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10조원대 수준을 형성하고 있다. 현재 이 분야 세계 1위는 일본 산요로 이 회사가 절대적으로 앞서고 있는 가운데 삼성SDI 같은 국내 기업과 중국 기업이 추격하고 있는 양상이다.

 정부가 1일 민관 공동으로 오는 2013년까지 130억원을 투입해 리튬 2차전지 연구개발(R&D)에 나서기로 한 것은 이 같은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리튬 2차전지가 가진 고부가가치와 시장 영향력을 생각하면 매우 환영할 만한 조치다. 리튬 2차전지는 앞으로 세계 시장이 연평균 약 14%씩 성장해 2015년이면 220억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또 반도체·디스플레이에 버금가는 핵심 IT부품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그러나 아직 우리의 2차전지 수출은 매우 저조한 편이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가 지난해 각각 376억달러와 353억달러를 기록한 반면에 2차전지는 이들의 10%에도 못 미치는 21억달러에 그쳤다. 더구나 2차전지가 과거의 무선전화기·워크맨 같은 단순한 가전제품에서 휴대폰 등 모바일 기기를 넘어 최근에는 하이브리드카와 에너지 저장용으로 확대돼 사용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핵심기술 확보에 하루라도 빨리 나서야 한다. 당장 정부는 스마트폰과 울트라 모바일 PC 같은 디지털 융합기기용 리튬2차전지 개발을 위해 수요기업인 삼성·LG전자를 비롯해 삼성SDI·LG화학 같은 전지기업이 참여하는 컨소시엄을 구성한다고 하니 그 성과가 기대가 된다.

 또 일반 기름만 사용하는 자동차보다 연비가 훨씬 뛰어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PHEV)에 사용되는 리튬 2차전지와 풍력·조력 등 신재생 에너지 저장에 사용되는 2차전지도 관련업계와 손잡고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이들 모두가 2차전지 강국을 위한 밑거름이 된다는 점에서 평가할 만하다. 하지만 이미 10여년 전부터 차세대 전지가 중요하다면서 이의 개발을 강조해온 점을 감안하면 이번 노력 역시 또 다른 보여주기식 과시행정으로 끝나지 않을지 우려된다. 그렇게 돼서는 안 된다.

 어차피 세계 제조시장을 장악하기 위해서는 전지 시장 제패가 필수적이다. 이를 잘 알고 있기에 일본은 지난 30여년 동안 차세대 전지 부품 및 소재 개발에 꾸준히 투자해 왔다. 최근만 해도 세계 리튬전지 시장 1위인 산요전기는 매월 1000만개 생산 능력을 갖춘 새 전지공장을 건설하겠다고 밝혀 다른 업체들을 긴장시킨 바 있다. 그뿐만 아니라 중국업체들도 빠른 속도로 일본과 한국을 따라오고 있다. 2차전지가 수출 주력상품으로 부상하고 또 세계 제일의 상품이 될 수 있도록 민관의 더욱 많은 노력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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