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6개월, 이것이 과제다](하) 국민을 위한 규제

Photo Image

 “소비자 지향이 최고!”

김홍진 브리티시텔레콤(BT)글로벌서비스코리아 대표가 전하는 영국 방송통신규제기관 오프컴(Ofcom; Office of communication)의 정책 철학이다.

김 대표는 “한국은 산업을 보호하는 정책이 많지만 오프컴은 소비자를 지향하는 개방과 경쟁 촉진이 기본”이라고 설명했다.

두 나라 방송통신 규제 철학의 이 같은 편차는 곳곳에서 확인된다. 우리나라 방송통신위원회(KCC; Korea Communications Commission)는 ‘산업 진흥’에 무게 추를 기울이고, 영국 오프컴은 ‘소비자 보호’에 정책 의지를 집결하는 것.

실제로 25일 방통위 홈페이지(www.kcc.go.kr)를 찾아가니, 지난 4일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한 ‘방송통신 선진화를 위한 신성장동력과 일자리 창출방안’부터 시선을 사로잡았다. 또 △방송과 통신의 융합 선도 △방송서비스 시장 선진화 △통신서비스 투자 활성화 △해외진출 및 그린 IT 확산 등 기술·산업·시장을 이끌겠다는 의지(방통위 비전과 임무)가 뚜렷했다.

같은 날 찾아간 오프컴 홈페이지(www.ofcom.org.uk)는 달랐다. 최근 문제가 된 소비자를 귀찮게(annoying) 하거나 짜증을 유발(irritating)하는 ‘스팸성 전화(silent calls)’의 실체를 알리고, 이를 막는 방법이 눈에 가장 잘 띄는 위치에 자리 잡았다.

국민이 △쉽게 오프컴에 접촉하고(Contact Ofcom) △방송통신서비스 관련 조언을 구하며(Advice for consummers) △어떻게 문제(갈등·분쟁)를 해결할지(How to complain)를 알려주는데 힘을 쏟았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도 홈페이지를 통해 자신들이 어떤 일을 하며, 소비자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매우 자세히 풀어놓는데 주력했다. 일반 소비자뿐만 아니라 장애인, 인디언 등 소수 부족, 어린이 등에게도 세심한 민원 해결 안내서를 제공했다.

김 사장은 특히 오프컴의 BT 규제 사례에 비춰 “아버지(정부)가 통신시장 큰 형님(KT)에게 지나치게 손을 대지 못하는 환경을 조성할 때”라고 주장했다. KT를 둘러싼 ‘큰 형님 역할론’을 다시 생각해볼 때라는 것이다.

김 사장은 구체적으로 “사업적 측면으로는 투자하지 않아도 되는데 국가 정책 측면에서 돈을 쏟아붓는 희생을 큰 형님에게 강요하기보다 새로운 사업자와 아이디어가 쉽게 시장에 접근(개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풀어냈다.

진흥도 중요하지만 21세기 방송통신 규제 정책에서 ‘소비자’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이다. 거의 모든 국민이 방송통신 서비스 이용자인 데다 이용행태도 다양해지면서 ‘소비자가 정점’에 올랐기 때문이다.

이은용기자 eylee@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