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일부 계열사에서 추진했던 근무 복장 자율화를 전체 계열사로 확대하기로 했다. 삼성그룹은 이런 내용을 담은 내부 지침을 계열사로 내려보내고 내달 1일부터 세부 방침을 시행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 안팎에서는 이건희 전 회장의 퇴진 이후 ‘컨트롤타워’를 잃은 임직원의 창조적 사고를 키워 위기를 극복하자는 차원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삼성 측도 굳이 이를 부인하지 않고 있다. 삼성의 한 임원은 “창조 경영을 실천하고 창의적인 조직 문화를 만드는 데에 복장 자율화가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지난 5월 전략기획실을 해체하고 이건희 회장까지 물러난 후 바뀐 환경에 맞게 숱한 변화를 시도 중이다. 언뜻 다소 요란해 보일 수 있는 복장 자율화도 이런 맥락이라는 시각이다. 삼성의 변화와 혁신 과정에서 빠지지 않는 경영 모토가 바로 ‘창조 경영’이다. 윤종용 부회장의 바통을 이은 이윤우 부회장은 임직원을 대상으로 창조 경영 실천 사례를 발굴하라며 이를 전체 조직에 이식하기 위해 앞장서고 있다.
그러나 불행히도 밖에서 보는 삼성은 그렇지 않다. 삼성은 지금 이건희 전 회장의 최종 공판 전까지 모든 게 정지된 듯하다. 5월 조직 개편에서 독립 경영을 모토로 내세웠지만 단일 사업부를 책임지는 사업부장조차도 이 분위기에서 전혀 자유롭지 못하다. “마음은 굴뚝 같지만 지금은 싫으나 좋으나 조용히 지내는 게 최상”이라며 대외 활동까지 자제하고 있다. 창조 경영의 기본 모토인 자율 의지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창조 경영은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겠지만 무엇보다도 임직원의 자율성을 전제로 한다. 위에서 목표를 만들어 실행하는 ‘톱다운’방식보다는 밑에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조직을 이끄는 ‘바텀업’ 형태가 기본이다. 결국 창조 경영의 성패는 다양한 사고를 가진 수많은 임직원의 자세와 의지에 달려 있다.
삼성이 변화의 중심에 서 있다는 게 중론이다. 실제로 삼성은 어느 때보다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삼성을 움직이는 수많은 임직원보다는 이건희 전 회장이 먼저 보이고 있다는 느낌이다.
강병준기자 bj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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