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기술이 미래다] 내일을 향해 신기술을 쏘아 올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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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적인 우량기업도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

 미래 유망 기술을 미처 준비하지 못했거나 안이하게 대응한 기업은 아무리 선두 기업일지라도 단박에 몰락할 수 있다. 필름 시장에서 강자였던 코닥과 아그파필름의 몰락은 신기술을 과소 평가한 데서 비롯됐다. 코닥과 아그파는 세계 필름 시장에서 독점적 입지를 갖고 있었다. 시장도 안정적이었다. 90년대 말 디지털 카메라 시대가 왔다. 두 회사는 이러한 변화를 간과했다. 그 대가는 혹독했다.

 소니도 한때 음극선관 방식의 CRT 개발로 전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을 주도했다. CRT 개선만을 고수하던 소니는 LCD 중심의 평판 디스플레이 등장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삼성전자·LG디스플레이 등 우리나라 기업에 고전을 면치 못하는 이유가 됐다.

 AT&T는 19세기 말 전화기를 개발, 세계 최대의 전신회사였던 웨스턴유니언을 제쳤다. AT&T는 이후 휴대폰 기술을 1996년 세계 최초로 개발, 신기술을 과시했다. 그런 AT&T였지만 미래 기술인 휴대폰 기술을 값싼 가격에 모토로라에 넘겨버렸다. 신기술의 성장 가능성을 무시한 것이다. 정보통신서비스는 물론이고 단말기 시장까지 장악할 기회를 한순간에 놓쳤다.

 심지어 AT&T는 미국 정부로부터 인터넷을 운영해 달라는 제안을 받았다. 시장 성장 가능성이 적다는 이유로 거절했다. 이 판단의 실수로 대박 상품을 낼 수 있는 미래 유망 시장을 선도할 기회를 내팽개쳤다.

 19세기 말∼20세기 초 세계 시장에서는 비행기·자동차·전화기·전기 등 수많은 신기술이 발명됐다. 이들 기술은 현재 일상적인 기술이지만 당시에는 미래 사회를 이끄는 성장동력으로 평가받았다. 21세기 들어서도 신기술이 쏟아진다. 바이오신약, 신재생에너지, 지능형 로봇, 차세대 의료기기, 디지털 컨버전스, 나노 기반 기술 등 분야가 그 주인공이다. 우리나라 차세대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다.

 20세기에는 서구 기업이 신기술을 주도했지만 21세기 신기술은 우리나라가 이끌 수 있다. 반도체·휴대폰·디스플레이 등 분야를 우리 기업들이 주도하면서 자신감을 충분히 얻었기 때문이다. 물론 이들 신기술의 중장기 시장성은 장밋빛 전망에 그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씨티폰(코드리스 텔레폰 2세대) 실패가 대표적이다. 씨티폰 서비스는 보행자 중심의 단말기 가격과 통신요금이 매우 저렴한 보편적인 서비스를 표방하면서 인기를 끌 것으로 예측했으나 또 다른 신기술 셀룰러 휴대폰에 밀렸다. 결과론일 수 있지만 결국 기술을 보는 안목의 실패였다.

 바이오신약, 신재생에너지, 차세대 로봇, 차세대 의료기기, 디지털 컨버전스, 나노 기반 기술 등 분야에서 우리 기업들은 해당 기술을 현실화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 신기술 시장 수요를 보는 가늠자도 정확해졌다. 정부도 이를 인지, 집중 육성하기로 했다. 지능과 감성을 겸비한 차세대 로봇, 각종 질병에서 해방시켜 줄 바이오 신약, 고유가 시대에 안정적 자원이 될 신재생에너지, 무구속 무침습의 차세대 의료기기, 소재의 혁신을 일으킨 나노기술 등은 미래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다. 이들 기술은 미래의 안정적인 성장 좌표를 마련하는 구체적인 대안이 될 것이다.

 미래 첨단 기술일수록 시장에서 승자 독식의 경향이 매우 크다. 그래서 기술 확보는 물론이고 시장 진입하는 시기가 매우 중요하다. 지나치게 신중하게 분석했다가 진입하면 늦을 수 있다. 기존 기업이 신기술로 새로운 시장을 차지하기 위해 시도하다가 진입 시기를 놓쳐서 실패한 사례는 세계에서 종종 찾아볼 수 있다. 제록스·코닥·AT&T 등 과거 우량기업의 실수를 우리 기업이 답습해서는 안 된다.

 클레이턴 크리스텐슨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는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한 기업만이 성공의 좁은 문을 통과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IT·NT·BT 등 기술이 융합하면서 첨단제품 및 기술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다. 또 기존 시장 및 제품 영역의 급속한 파괴 현상은 기업을 큰 위기로 몰아간다. 앞선 기술을 정확히 예측해야 밝은 미래를 설계할 수 있다. 신기술이 곧 밝은 미래로 가는 지름길이다.

안수민기자 s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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