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흔히 하는 이야기 중에 ‘혈액순환이 안 돼서’라는 말이 있다. 의사가 자세하게 환자의 상태를 설명해도 환자들이 이해하는 마지막은 ‘아, 그러니까 혈액순환이 안 되는 거군요’인 때가 많다.
순환은 생명의 본질 중 하나다. 우리의 몸뿐 아니라 우주 전체가 하나의 순환체계고, 우리는 그중 일부다. 이런 관점에서, 건강은 순환이 잘 되는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니 환자의 단순한 이해가 틀린 것이 아니다.
한의서에 보면, 모든 병은 ‘기운의 순환이 끊어진 것이니 마땅히 통해주어 치료해야 한다(陽氣當隔 隔者當瀉)’는 말이 있다. 벼를 잘 키우기 위해, 논에 물을 대는 길이 없으면 물길을 내고, 물길은 있는데 물이 없으면 물을 공급하고, 장애물이 있으면 걷어내고, 땅이 모래라 물이 줄줄 새나가면 땅을 좋은 흙으로 바꾸어 주어야 하는 것처럼, 우리 몸의 기운을 통해주기 위한 방법도 다양하다.
유산소 운동을 할 때 육체의 일시적인 흥분 상태는 순환을 촉진시키고 몸의 노폐물을 내보내는 훌륭한 작용을 한다. 반면에, 정신적인 흥분과 긴장이 지속되면 순환은 불안정해지고 순조로움을 잃게 된다. 과식·과음은 순환을 망가뜨리는 악당들이다.
순환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호흡이다. 호흡이 안정되고 고르며 끊이지 않으면 건강하게 장수할 수 있다. 집이나 직장에서 스트레스를 받을 때 자신의 호흡을 느껴보기 바란다. 어떻게 변화하는지. 잠시 눈을 감고, 밖으로 나간 마음을 가만히 안으로 들여와 호흡을 가다듬자. 호흡이 안정되면 맑게 눈을 떠보자.
순간마다 깨지기 쉬운 순환을, 호흡과 마음의 안정을 통해 회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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