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분할다중접속(CDMA) 칩의 원천기술 보유업체인 퀄컴의 ‘끼워팔기’에 행위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가 하반기에 완료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공정위가 어떤 결론을 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6년 다국적 이동통신칩 전문업체인 퀄컴에 대해 시장 지배력을 남용했는지에 대한 조사를 시작한 공정위는 이르면 올해 안에 조사를 종결하고 조치내용을 발표할 계획인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공정위는 국내 모바일솔루션 업체인 넥스트리밍과 씬멀티미디어의 제소에 대해 퀄컴이 CDMA 원천기술을 이용해 국내 휴대폰 단말기 업체에 부품을 공급하는 과정에서 시장 지배력을 남용했는지 조사하고 있다.
넥스트리밍 등은 지난 2006년 4월과 6월 각각 “퀄컴이 휴대폰 칩세트의 응용프로그램 환경을 공개하지 않고 자사의 해당 솔루션을 칩세트에 끼워팔아 다른 모바일솔루션 업체들의 사업을 방해하고 있다”며 공정위에 제소한 바 있다.
이들 업체는 휴대폰에 필요한 멀티미디어 구현 솔루션 등을 따로 팔지 않고 퀄컴 칩과 한꺼번에 묶어 판매함으로써 국내 솔루션 업체의 시장 진입을 원천적으로 봉쇄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7월에는 해외 칩업체인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와 브로드컴도 유사한 이유로 퀄컴을 공정위에 제소했다.
공정위는 지난 6월 중앙처리장치(CPU) 업체인 인텔을 불공정 리베이트 제공 혐의로 26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등 다국적 업체에도 예외 없이 제재를 가하겠다는 의지를 보여 퀄컴의 불공정혐의를 인정할지 초미의 관심사다.
또 지난 공정위의 인텔에 대한 과징금 결정이 유사한 사례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는 미국과 유럽 등의 공정거래 기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 퀄컴 건도 해외에서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지난 6월 공정위가 조사를 종결한 인텔의 리베이트 건이 조사착수에서 발표까지 3년이 걸렸던 점을 감안해보면 퀄컴 건도 올해에는 결정이 내려지기 힘들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임일택 넥스트리밍 사장은 “조사가 2년 이상 끌어오면서 이미 국내 중소업체들은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처해버렸다”며 “휴대폰 동영상 기술이 보편화되고 날로 고성능화되는 추세를 감안하면 국내 업체의 입지는 더욱 위축될 수밖에 없어 신속한 결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