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한국 LED조명과 국제 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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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조명업계는 1990년대 중국이 개혁·개방정책으로 국제 사회에 등장한 뒤 엄청난 타격을 받았다. 그동안 대만과 경쟁하며 미국시장을 양분하고 있었던 우리나라 조명 업체들은 불과 몇 년 만에 미국 시장을 송두리째 중국에 넘겨 주었고 이내 국내 시장도 중국의 저가 공세로 인해 토종 조명 회사들이 자취를 감추다시피 하게 됐다.

 그러나 최근 전 세계 조명업계에는 다시 한번 일대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기존의 저항식 및 방전관식의 전통 조명에서 발광다이오드(LED)라는 반도체 조명으로 시장 환경이 급격히 변하고 있다. 불과 지난해 50루멘(lm/W) 정도에 그쳤던 광속이 올해는 80루멘을 넘고 있다. 내년이면 100루멘, 2∼3년 이후면 150루멘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이론상 250루멘까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있다.

 이에 따라 1∼2년 내에 에너지 효율이 높은 고압 방전관(120루멘)을 능가하는 LED가 나오리라 기대한다. 이 외에도 LED의 장점은 많다. 우선 긴 수명은 조명의 교체 비용을 줄여 유지비용을 절감하고 조명기구의 디자인을 자유롭게 한다. 또 일반조명에 사용되던 중금속이나 각종 유해 가스도 사용하지 않는다. 작고 단단하고 색을 자유롭게 연출할 수도 있다.

 LED 조명은 전통 조명과 같은 아날로그 조명이 아니다. 인간 친화적인 감성조명의 구현을 비롯해 각종 디지털 제품과의 컨버전스, 홈네트워크를 통해 유비쿼터스망과 연결도 가능하다. 이른바 u-LED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이미 많은 건설사는 그들의 미래 주택관 또는 상설 전시장에서 LED 조명을 응용한 미래형 주택을 선보이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많은 디지털 기술이 필요한데 다행히 이 분야에서 우리나라는 세계 최강국이다.

 그러나 중국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 중국 정부에서 LED라고 하면 속된 말로 ‘묻지마 투자’를 해준다. LED 조명 사업을 중국의 핵심 전략사업으로 지정해 전 세계의 LED 사업을 독차지할 기세다. 중국 ‘네오네온’이라는 LED 조명회사 공장의 크기가 대략 수원의 삼성전자에 견줄 만하다. 현재 우리나라 몇몇 회사에서 나오는 면 광원 LED 조명이나 전구식 또는 할로겐 타입의 LED 조명은 중국에 이미 수백개의 회사들이 수천 종류를 개발 판매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우리나라의 LED조명 역시 과거 아날로그 조명처럼 크기도 전에 쑥대밭이 될 수도 있다.

 우리나라는 1990년대에 세계 최초로 CDMA방식의 디지털 통신을 시도, 일거에 디지털통신 강국이 됐다. 발빠른 정부의 정책도 일조했다. 조명 산업은 램프와 조명기구 업체로 나뉘는데 반도체로서 LED 램프는 대기업 반도체 회사의 몫이지만 수많은 중소기업들이 포함된 LED 조명기구 업체의 경쟁력은 정부의 지원노력에 달려 있다. LED 조명기구회사의 발전 없이 LED램프의 발전은 요원하다. LED 조명산업의 국가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정부가 나서 지원해야 한다.

 우선 LED 응용 각종 조명기구를 설계, 디자인하는 무료 세미나 등을 열어 지원해야 한다. LED 조명학과를 대학에 설치해 이 분야 전문 기술인력을 하루빨리 양성해야 한다. 그 이전이라도 미국 LED조명기구 설계 코스에 국비 연수를 보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LED는 디지털 조명으로 각종 소프트웨어가 필요하다. 소프트웨어 개발에 정부가 지원하고 중소 업체들이 공유할 수 있도록 하면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는 디지털 기술 응용성에서 세계 최고다. 이를 잘 활용하면 중국과 미국의 샌드위치가 아닌 독보적인 디지털 조명 강국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이명호 LED에비뉴 사장 mhlee@leda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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