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한국 춘계 전자전을 관람하고

 업무와 관련된 전시회가 코엑스, 킨텍스 등에서 열리면 자주 가는 편이다. 특히 한국전자전은 빼놓을 수 없는 전시 행사다. 작년 가을에 일산 킨텍스에서 열렸던 한국전자전은 꽤 볼 만했다. 아직도 소니의 OLED 모니터 전시가 기억에 남아 있다.

 얼마 전 대구에서 열린 2008 춘계 한국전자전에도 다녀왔다. 업무상 분명히 챙겨야 할 전시회긴 했지만 일단 개최지가 서울에서 멀고, 가을에 메인 전시회가 킨텍스에서 열리기 때문에 망설였던 것이 사실이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참관을 독려하는 주최 측의 행사 메일 때문이라도 발걸음을 하게 됐다. 행사 홈페이지에서 참가하는 업체를 확인해서 원하던 자료를 자세히 얻지 못했지만 그래도 작년 가을의 한국전자전을 생각하며 무언가 얻을 것이 있겠지 하는 막연한 발걸음이었다.

 하지만 도착해서 본 전시회는 많은 아쉬움을 안겨 주었다. 아무리 대구, 구미, 포항 등의 경북 전자산업 단지를 기반으로 한 전시회라고 하지만 관심을 가지고 먼 길을 와서 볼 만한 정도의 내용을 담지는 못했던 것 같다.

 신제품도 없었고, 산업의 트렌드도 없었으며, 관람자도 없었다. 이와 관련된 직접적인 이유는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전자 관련 제조사가 없었던 탓이 크다고 생각했지만 왜 그런 제조업체의 참가를 유도하지 못했는가 하는 눈총을 주최 측에 아니 줄 수 없었다.

 전시장 한쪽은 한국 전자·IT 산업 역사를 볼 수 있는 사진이 전시돼 있었다. 1959년 최초의 라디오 사진부터 2006년 전자산업 1000억불 수출 등의 사진을 전시했고 이런 한국 전자산업의 역사와 트렌드를 한국전자전이 만들어 가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한국전자전이 주최 측 얘기처럼 한국 전자산업의 마켓 리더로서 역할을 하려고 하면 향후 이번처럼 대구·경북 지역 업체를 소개하는 장터의 역할을 벗어나야 할 의무가 있다. 작년에 봤던 소니의 OLED는 소니 부스라서 기억나는 것이 아니라 OLED라는 트렌드와 기술 때문에 기억이 난 것이었기 때문이다.

 박윤현 아이후기닷컴 팀장 green@ihoog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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