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댑터 3개 살 돈이면 새 노트북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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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아무개씨(37)는 사용 중인 소니코리아의 노트북PC가 충전이 안 돼 최근 서비스센터를 방문했다. 진단은 ‘접촉 불량’. 담당 직원으로부터 보증기간이 끝나 수리가 안 되므로 새 어댑터를 구매하라는 말을 들었다. 어쩔 수 없이 새 충전기를 구입하려 한 한씨는 14만9000원이라는 어댑터 가격에 다시 한번 놀랐다. 한씨는 “요즘 저렴하게는 50만∼60만원대 노트북PC도 있는데 어댑터 서너 개 분실하면 노트북PC 한 대 값이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외산 노트북PC의 액세서리 가격이 국산 노트북PC에 비해 지나치게 높아 소비자의 원성을 사고 있다.

 20일 본지가 삼성전자·LG전자·삼보컴퓨터·소니코리아·한국HP·도시바코리아 등 주요 노트북PC업체의 공식 온라인쇼핑몰과 AS센터를 조사한 결과 외산 노트북PC의 액세서리 가격은 국산에 비해 크게 6배 이상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소니코리아의 온라인쇼핑몰 소니스타일(www.sonystyle.co.kr)에는 노트북PC용 어댑터를 모델별로 14만9000원, 12만9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도시바코리아는 9만9000원, 8만4000원 한국HP는 5만8300원, 3만7400원에 판매한다.

 LG전자의 AC어댑터가 2만원대고 삼성전자·삼보컴퓨터의 AC어댑터가 3만원대인 것과 비교하면 가격 차이는 최고 6배가 넘는다.

 노트북PC의 대표적인 소모품인 배터리 가격도 외산이 두드러지게 비쌌다. 델코리아의 XPS 시리즈용 6셀 배터리는 22만8800원이다. 소니코리아의 배터리는 저렴하게는 11만원대부터 32만9000원까지, 도시바코리아는 8만9000원부터 24만2000원까지 가격대를 형성했다.

 이에 비해 국산 노트북PC의 배터리는 LG전자가 4만2000원부터 8만원으로 가장 저렴했다. 삼성전자는 6만4000원부터 11만8000원, 삼보컴퓨터는 단일가 9만9000원이었다.

 노트북PC는 이동을 위해 고안한 PC로 액세서리를 분실, 추가 구매하는 비율이 높다. 이를 ‘유지비’로 본다면 외산 노트북PC의 ‘유지비’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외산 노트북PC의 액세서리 가격에 거품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며 “외산 노트북PC의 점유율이 계속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는 현 상황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니코리아 관계자는 “주변기기를 들여올 때는 수입 절차 및 제품의 시장성을 고려해 가격을 책정하며 국내만 유독 비싼 것은 아니다”면서 “어댑터와 배터리는 다소 비싸지만 소비자가 많이 찾는 파우치·마우스 등 주변기기를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윤주기자 cha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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