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그룹 `안양 시대` 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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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그룹이 경기도 안양에 새롭게 둥지를 튼지 한 달이 지났다. LS그룹은 금정역과 인접한 안양시 동안구 호계동에 신사옥 ‘LS타워’를 완공하고 지난달 주력 계열사 LS전선과 LS산전을 차례로 입주시켰다. 서열 20위권 이내의 대기업군이 본사를 서울에서 지방으로 옮긴 첫번째 사례이다. 재계에선 미련없이 서울을 떠난 LS그룹의 실험이 어떤 성과를 거둘지 벌써부터 관심을 보이고 있다.

LS타워는 그룹 모태인 LS전선 안양 공장의 맞은 편 부지에 총 2000억원을 들여 지상 17층, 지하 3층, 연면적 5만1180㎡ 규모로 건설한 첨단 인텔리전트 빌딩이다. 이사한지 얼마되지 않아 새 건물 냄새가 아직도 풍긴다. 일부 층은 아직도 정리가 안된 모습이다. 이 건물에는 LS전선과 LS산전의 임직원 900여명이 근무한다. 연말까지 여타 LS계열사, 협력사들이 추가로 입주하면 한솥밥을 먹는 LS식구가 1500명으로 늘어난다. 회사측은 신사옥 마련을 계기로 계열사간 시너지 효과를 크게 기대했다. 장영호 LS전선 상무는 “사무실과 전선공장이 인접하면 업무 효율성이 높아진다. LS전선과 LS산전은 서로 발주처가 비슷해 영업상 이득이 많다”고 말했다. LG그룹에서 분리된 후 제각각 떠돌던 계열사들이 한 곳에 모여 LS그룹의 독특한 기업문화를 만들게 된 것도 의미가 크다.

서울에서 근무지를 옮긴 직원들은 출근이 불편하고 편의시설이 부실하다며 지방 이전에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서울 강북에 거주하는 한 직원은 “안양사옥으로 옮긴 후 출근시간이 30∼40분 늘었다. 점심 때도 직원식당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LS타워의 지하 아케이드에는 식당, 편의점, 카페 등이 아직 입주하지 않아 썰렁한 분위기다. 빌딩 밖을 나가도 직원들이 식사를 하거나 놀만한 위락시설이 빈약하다. 점심 때 10분 정도 떨어진 금정역 주변 식당가를 찾는 사원도 있지만 숫자는 그리 많지 않다.

LS그룹의 본사 이전을 가장 반기는 곳은 안양시다. 1000여명의 고소득 화이트컬러와 유동인구가 추가로 늘면서 인근 상가, 부동산 경기에 가시적 효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인근의 한 부동산 중계업자는 “지난해부터 LS직원들의 아파트 구입문의가 크게 밀려들어 부동산 시장이 활기를 띄고 있다”고 말했다. 근처 상가는 ‘LS타워의 입주를 환영합니다.’라는 현수막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필운 안양시장은 지난달 입주한 LS임원에게 자필편지와 함께 안양내 식당 가이드를 보냈다. LS직원들이 인접한 군포시로 나가 돈을 쓰지 않게 하려는 포석이다.

한편 LS그룹은 오는 23일 그룹 최고 경영진과 국회의원, 경기도, 안양시 관계자 400여명을 초청해 빌딩 준공식을 갖고 안양시대의 개막을 축하할 예정이다.

배일한기자 bail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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