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8일 금리 동결(5.0%) 결정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하반기 물가가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는 그 동안의 발언에 대해 “입장이 바뀌었다고 보면 된다”며 예상이 빗나갔음을 시인했다.
또 경제성장률에 대해서도 내부적으로는 이미 4.5% 이하로 수정(당초 4.7%)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금리 동결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친 물가 상승과 관련 “1월부터 4월까지의 물가 움직임이 당초 한은이 예상한 것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라면서 “올해 전체 물가 상승률과 하반기 상승률 모두 한은이 발표한 것보다는 상당히 높아질 것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구체적으로 “3분기에 물가 목표(1.5∼3.5%)의 상한선인 3.5% 근처로 내려갈 것으로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깐 3분기에도 어려운 것 아닌가 생각한다”며 이같은 상승세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경제성장률에 대해서도 당초 한은 예상치인 4.7%를 달성하기는 힘들 것임을 명확히 했다. 이 총재는 “물가 전망은 오르고 성장 전망은 내려가고 적자도 커지고 있다”면서 “4.5% 또는 그 이하로 성장할 것으로 내부에서는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수정 경제전망치를 7월에 발표한다.
이같은 예상을 뛰어넘는 높은 물가상승이 앞으로 금리결정에 있어 ‘동결’쪽에 힘을 싣겠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지금 답변할 수는 없으며, 이달 동결했다고 해서 앞으로 동결을 의미한다고 해석하면 안된다”면서 앞으로 여러 정황을 검토해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한편 한은 금통위는 이날 회의 종료 후 배포한 ‘통화정책방향’ 발표문에서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으나 내수증가율이 낮아지면서 경기 상승세가 둔화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는 경기에 대한 부정적 입장과 ‘소비자물가가 고유가의 영향 등으로 높은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는 물가상승 압력에 대한 우려를 동시에 표했다. 그러나 앞으로의 통화정책의 기조에 대해서는 특별한 메시지를 담지 않았다. 이 총재는 “앞으로 성장률은 조금씩 내려갈 것으로 보이고 물가는 상당기간 높은 수준을 보이다가 여건이 안정된다면 연말쯤 수그러질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앞으로 통화정책은 그런 여건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배기자 j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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