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P 정보공유 사이트, 1억달러 배상 판결

　대표적인 P2P 정보 공유 사이트 토런트스파이(TorrentSpy)가 할리우드 영화 업계에 1억달러가 넘는 엄청난 배상금을 물어주게 됐다.

　캘리포니아 지방법원의 플로렌스-마리 쿠퍼 판사는 토런트스파이가 P2P 프로그램 비트토런트에서 공유되는 파일을 쉽게 검색하도록 도와줌으로써 저작물 불법복제를 조장했다며 전미영화협회(MPAA)에 1억1097만달러(1조1500여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번 판결로 파이어리트 베이(PirateBay) 등 여타 수많은 P2P 관련 사이트 역시 존폐의 기로에 섰다.

　재판부는 MPAA가 제기한 3699건의 저작권 침해 사례에 대해 영화 한 편당 3만달러의 배상금을 책정했다. 법원은 영화 한 편이 토런트스파이에 올라올때마다 업계에 3000만원에 이르는 손해를 끼친다고 판단했다.

　1억달러가 넘는 손해배상액은 사상 최대로, 토런트스파이가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다. 재판부가 MPAA의 변호사 비용까지 청구할 경우 배상 금액은 더 커진다.

　특히 토런트스파이는 이미 지난 3월 사이트를 반강제적으로 폐쇄당했다. MPAA가 파일 공유 정보를 올린 사람들의 정보를 공개하라고 요청했지만 오히려 모든 정보를 삭제해버린 직후다. 손해배상금을 마련할 재간이 없다. 재판부는 또 사이트 운영자인 저스틴 버넬에게 “앞으로 저작권과 관련한 어떤 사업에도 참여할 수 없다”는 추가명령까지 내렸다. 인터넷 사업의 사형 선고와 같다.

　MPAA는 이번 판결에 반색했다. 댄 글릭맨 MPAA CEO는 “법원의 엄청난 배상 판결은 P2P 사이트들의 불법성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라며 “토런트스파이의 몰락은 영화 스튜디오의 명백한 승리를 보여준다”고 기뻐했다.

　반면 이번 판결이 P2P 공간에서 저작물 불법 공유를 완전히 막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토런트스파이 같이 P2P 검색을 도와주는 사이트들의 활동은 다소 줄어들겠지만 P2P 프로그램 자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여전히 네티즌들은 조금만 발품을 팔면 저작물을 구할 수 있다.

　한편, 토런트스파이는 재판 결과에 불복해 샌프란시스코 연방 고등 법원에 항소를 제기했다.

　정진영기자 jych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