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무료 디지털 위성방송시대 열었다

 영국의 실험에 전세계 방송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전형적인 유료 방송이었던 위성 방송이 무료로 그것도 고화질 프로그램으로 제공되기 때문이다. 영국 BBC와 ITV가 합작한 무료 디지털 위성방송 서비스 ‘프리샛’이 지난 6일부터 시작된 것. 일부 전문가들은 프리샛이 흑백 TV에서 컬러 TV로 전환한 것에 버금가는 방송사의 이정표를 남길 것이라고 평가했다. BBC도 대대적인 광고 집행에 나서는 등 프리샛 띄우기에 힘을 쏟았다.

 ◇공공 위성방송 시대 도래=프리샛의 가장 큰 특징은 무료이면서 고화질 방송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기존 위성TV 서비스와 달리 시청자들은 월 단위 시청료를 낼 필요 없다. 가입할 때만 접시 안테나, 셋톱박스, 설치 비용만 지불하면 된다. 셋톱박스 가격은 49파운드, 고화질 박스는 120파운드이며 설치비는 80파운드다.

 지금까지 고화질 프로그램은 B스카이B, 버진미디어 등에서 판매하는 위성방송 혹은 유선방송 패키지 상품 가입자만이 시청 가능했었다.

 BBC 측은 “프리샛 서비스는 앞으로도 계속 무료라는 점을 보증한다”고 말했다.

 수신 지역도 폭넓다. 그동안 TV 전파를 수신하지 못하는 곳까지 포함해 영국 전역 98%의 가정에서 프리샛을 시청할 수 있다.

 ◇HD 붐업 효과=특히 이 서비스는 영국이 아날로그 방송을 디지털로 전환하는 과정의 일환에서 나왔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프리샛을 통해 영국인들은 BBC, BBC HD, ITV, 채널 4, 알 자지라 잉글리시 등 고화질 프로그램을 포함한 80개 이상 디지털 TV와 라디오 채널을 접할 수 있다. 채널 숫자는 2008년 말까지 200개로 늘어날 전망이다.

 프리샛 서비스를 기점으로 디지털 방송 전환 비율이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보이며 HD 프로그램도 크게 각광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무료 디지털 위성방송은 평판TV업계에도 반가운 소식이다. 완만한 시장 수요곡선이 급상승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TV 제조업계의 시장 확산에도 긍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시장의 중심부로서 영국이 갖는 무게를 볼때 무료 디지털 위성방송의 전후방 효과는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

 ◇최종 목표는 통신, 방송, 인터넷 융합=프리샛은 인터넷과의 융합 서비스도 추진하고 있다. 마크 톰슨 BBC 사장은 “장기적으로 프리샛과 초고속인터넷을 연결해 ‘아이플레이어(iPlayer·BBC의 주문형 비디오 서비스)’처럼 시청자들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마이클 그레이드 ITV 회장은 “프리샛의 출범으로 디지털 퍼즐 맞추기의 최종 단계에 도달했다”면서 “영국에서 모든 사람이 다양한 채널, 양방향 커뮤니케이션, 고화질을 자랑하는 디지털 텔레비전의 혜택을 경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 마쓰시타(파나소닉)은 프리샛 셋톱 기능이 내장된 첫 TV를 생산, 공급할 예정이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