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5일 스승의 날을 앞두고 스승의 지극한 제자 사랑과 그 은혜를 다시금 되새기게 만드는 감동적인 일화가 있다.
일화의 주인공은 지난 2005년 정년퇴임한 백인환 부산대 명예교수로 그는 최근 사후 자신의 시신을 후학들의 해부학실습용으로 내놓기로 결심하고, 시신기증 동의서에 시신처리비용 1000만원까지 부산대에 기증했다.
백 교수는 “부산대 양산캠퍼스가 의생명과학의 허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사후 시신 기증과 함께 작은 정성이나마 보태고 싶었다”며 “질병없는 건강한 미래를 우리 자손에게 물려주기 위해 훌륭한 의사를 많이 길러내야 하고 그 과정에 이 한 몸이 도움이 되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제자와 후학을 배려하는 백 교수의 선행은 이미 오래 전 교수 재직 시절부터 이어져 왔다. 지난 1974년부터 줄곧 부산대 공대 교수로 재직해 온 그는 공대부속공장장, 국책사업단장 등을 지내며 학교 발전을 위해 봉사해 왔고, 평소에 제자들에 대한 사랑이 지극했던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특히 넉넉하지 못한 형편 속에서 지난 2002년 12월부터 정년퇴임을 앞둔 2005년 1월까지 사재를 모아 1억원의 장학기금을 조성, 학교에 기탁하면서 학교 및 주변 관계자를 숙연하게 만들기도 했다.
현재 그의 호를 딴 ‘일봉장학금’이 어려운 여건에서도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매년 지원되고 있다. 또 지난 2003년 말 퇴임 논문집을 대신해 출간한 저서 ‘산을 오르며 생각하며-기계공학 박사의 산사랑 이야기’의 판매금 전액과 판권 일체를 한국농아인협회에 맡기는 등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실천하고 있다.
백 교수는 “그리 큰 일도 아닌데 주목을 받는 것 같다”며 계면쩍은 표정을 나타내면서도 “(학생들에게) 사람을 위해 살고, 남을 위해 인술을 펼쳐줄 것을 당부하고 싶다”는 말로 스승의 본연의 모습 또한 감추지 못했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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