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내년 미국 아날로그 방송 전면 중단을 앞두고 ‘반짝 특수’에 부풀어 있다. 디지털 방송과 관련해 원천 기술에서 하드웨어 장비까지 고루 갖춘 LG는 특히 미국 시장에서 하드웨어·부품·라이선스 등 ‘세 마리 토끼’ 사냥에 나선다.
미국은 디지털 방송 활성화를 위해 오는 2009년 2월부터 아날로그 방송을 전면 중단한다. 이에 따라 미 정보통신청 (NTIA)는 기존 아날로그TV를 가진 가정에서 디지털TV방송을 시청할 수 있도록 지난 1월부터 2009년 2월 디지털 방송 전까지 가구당 40달러 쿠폰 2장을 주는 방식으로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시장 조사 업체는 미국 시장에서 올 한해에만 디지털 셋톱박스 2500∼3000만대, 20억달러에 달하는 최대의 디지털 방송 장비와 소프트웨어 수요를 예상하고 있다.
LG전자는 먼저 올해 최소 500만대 이상의 셋톱박스 제품 판매를 예상하고 있다. NTIA ‘셋톱박스 보조금 프로그램’에 따라 공급되는 셋톱박스는 까다로운 품질 인증 절차를 통과해야 한다. 이를 통과한 업체는 국내에서는 LG전자와 디지털스트림테크놀로지, 유럽 필립스와 톰슨 등 4개사 정도다.
NTIA는 엄격한 기술 기준을 적용하면서 소니와 같은 세계적인 TV제조업체도 인증 심사를 통과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는 셋톱박스 판매를 위해 북미 최대 유통망인 베스트바이· 서킷 시티 등과 공급 규모를 놓고 협의를 시작했으며 이미 100만대 물량을 확보했다. 올해 안에 500만대 이상의 셋톱 박스를 무난히 판매할 것으로 낙관했다.
기술 로얄티 수익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 LG전자 자회사 제니스가 북미 디지털 방송 기술(VSB) 원천 기술을 가지고 있다. LG는 VSB 방송 기술을 사용하는 셋톱박스와 디지털TV와 같은 방송 수신 기기를 기준으로 대당 5달러 정도의 로열티를 받고 있다. 북미 셋톱박스 보조금 프로그램에 따라 판매되는 셋톱박스 제품에 대해 국내외 모든 제조사는 판매 대수만큼 로열티를 내게 되는 셈이다. LG는 로얄티로만 올해 1억달러의 수익을 예상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부품 수출이다. LG전자는 디지털 방송을 수신하는 핵심 부품인 수신 칩 수출이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회사는 지난해 디지털방송을 수신할 수 있는 수신 칩(디지털TV수신 칩+ AV칩)을 800만 개 정도 판매했다. 올해는 미국 디지털 방송 전환과 맞물려 1400만개로 판매 목표를 크게 올려 잡았다. LG전자 측은 “북미 디지털 방송 시장 전면 개막을 앞두고 프로모션이 한창” 이라며 “라이선스에서 장비까지 올해 최대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강병준기자 bj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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