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용 휴대 위성항법시스템(GPS) 단말기 즉, 차량용 내비게이션 시장이 변곡점에 도달했다는 경고가 제기됐다.
판매 가격이 하락하는데도 불구하고 판매 물량은 가격인하로 인한 기업의 손실을 상쇄할 만큼 충분히 늘어나지 않는 것이다. 통상 가격이 내리면 수요가 증가하기 마련인 시장의 원칙에 반하는 현상이다.
이를 두고 업계 전문가들은 GPS칩을 내장한 휴대폰이나 내비게이션 기능을 옵션으로 탑재한 복합 휴대기기가 내비게이션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는 데 따른 결과라는 분석을 내놨다. 따라서 지금 이 시점에서 GPS단말기 업체들이 제품 고급화 등 차별화된 전략으로 위기를 타개하지 않으면 차량용 내비게이션이 머지않아 휴대용 전자계산기처럼 사양산업으로 추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톰톰, 마이택 등 주요 업체들이 최근 경영 부진을 겪고 있는 것도 위기론을 부채질하고 있다. 세계 GPS시장 2위 업체 톰톰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22%나 하락한 1억4700만달러를 기록했다. 순익은 1200만달러로, 1년 전 7030만달러에서 80% 이상 추락했다. 톰톰은 엎친데 덮친 격으로 46억3000만달러에 이르는 텔레아틀라스 인수 계획도 유럽집행위 반대에 부딪혀 수포로 돌아갈 위기에 놓였다. 마이택은 아직 공식적으로 구체적인 실적을 발표하진 않았으나 홈페이지를 통해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했다고 공지한 바 있다.
반면 1위 업체 가민은 GPS단말기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해양 항법장치, 항공운항 항법장치 등 고부가가치 품목으로 사업을 다각화한 데 힘입어 이달 말 끝나는 분기 실적이 당초 기대치에 부합할 것으로 장담했다. 가민은 또 휴대폰업체 노키아를 필두로 소니·애플·구글 등이 내비게이션 시장에 진출하자 이에 대응해 내비게이션 장치와 휴대폰을 결합한 신제품을 하반기에 출시해 정면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 속에서 GPS전문업체들의 입지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노키아가 전자지도업체 나브텍을 인수하고 내비게이션 시장 진출을 선언한 데 이어 애플은 아이폰에서 내비게이션 기능을 선보여 시장을 잠식에 나섰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스마트폰 등을 통해 인터넷으로 실시간 교통정보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최근들어선 신차 출고시 빌트인 방식으로 내비게이션이 장착되는 사례가 늘고 있어 애프터 마켓이 주무대인 내비게이션 업체들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가트너는 오는 2010년 경 내비게이션 기능을 갖춘 휴대폰이 5억대를 돌파하는 반면, 순수 GPS단말기는 9500만대에 불과할 것으로 예측했다.
조윤아기자 for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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