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가 희망이다]와우테크

 ‘인체공학적 마우스로 제2의 로지텍을 꿈꾼다.’

 와우테크(대표 조병희)는 ‘와우펜(WOWPEN)’이라는 브랜드로 수직형 마우스를 생산하는 업체다. 2002년 설립해 올해로 만 6년이 된 마우스 전문 업체다.

 와우테크는 초기 3년을 디지털펜 개발에 주력했다. 디지털펜은 마우스에 펜 개념을 더해 만든 제품이다. 펜처럼 생긴 마우스는 데이터를 기록하고 저장하는 기능까지 갖춰 다양한 분야에 응용이 가능했다. 하지만 2005년 ‘잘못된 퓨전’이라는 생각에 손을 뗐다. 펜 인식률이 완벽하지 않고 마우스로 쓰기에도 불편한 감이 있었다.

 결국 ‘인체공학’이라는 화두를 잡고 수직형 마우스에 사활을 걸었다. 건강과 편리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된 제품의 수요는 커지고 있었다. 장시간 마우스를 사용하며 느끼는 손의 피로감, 이로 인해 유발되는 손목터널증후군 등 질병을 조기에 예방하고 대처하는 데 와우펜이 해답이 될 것이라 내다봤다.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2006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는 와우테크의 수직형 마우스를 ‘5대 혁신 제품’으로 꼽았다. MS는 이후 홈페이지를 통해 와우테크의 ‘와우펜 트레블러’가 수직형의 혁신적인 설계로 고통 증후군을 감소시키는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2008년에는 세계적인 디자인 상 레드닷 어워드를 수상해 디자인도 인정받았다.

 와우테크는 다음달 ‘와우펜 조이’를 내놓는다. 2006년 출시한 ‘와우펜 에코’, 2007년 선보인 ‘와우펜 트레블러’를 대폭 개선한 제품이다. 국내 가격은 2만원대로 크게 낮추고 미국 시장에서 30달러, 유럽은 55달러로 판매 가격을 맞췄다. 사용자의 요구를 수용해 구조를 단순화하는 등 단점도 보완했다. 와우펜 조이의 디자인에 참여한 전자사전 업체 에이트리가 총판을 맡을 예정이다. 올해 50만∼100만대를 예상하는 내수 시장은 에이트리에 위임하고 조병희 사장은 수출에 전념할 생각이다.

 세계적인 PC주변기기 업체 로지텍은 2008년 마우스의 수요를 4억5000만대로 예상했다. 이 중 인체공학적 마우스는 10∼15%. 올해부터는 선진국을 중심으로 시장이 급격히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조병희 사장은 북유럽부터 이런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웨덴은 ‘인체공학’ 인증을 받지 못하면 제품을 출시할 수 없다. 업계는 이런 추세에 발맞춰 내년에는 전체 마우스 수요 가운데 인체공학적 제품의 비중이 25%까지 커질 것이라 전망한다.

와우테크는 조이를 전략 제품으로 내걸고 유선과 무선, 어린이 전용, 왼손잡이용 등 라인업을 확대할 생각이다. 이로써 지난해 40억원을 넘긴 매출을 올해는 190억원대로 끌어올리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차윤주기자 chayj@

◆인터뷰-조병희 와우테크 사장

 “로지텍과 MS는 마우스만 갖고 1년에 몇 조원씩 합니다. 우리나라 대기업은 PC주변기기를 너무 일찍 포기했습니다. 대기업이 하찮게 본 주변기기로 세계적인 회사를 일구겠습니다.”

 조병희 사장은 ATI, 크리에이티브 등 세계적인 주변기기 업체를 거쳤다. 두 회사가 글로벌화하는 것을 보며 주변기기의 중요성을 인식했다. 우리나라도 글로벌 브랜드가 될 만한 주변기기를 갖춰야 한다는 것이 사업을 시작하게 한 동력이 됐다.

 “한번 몸이 아프면 병원에 가서 수십만원이 드는 검진을 받고 보약을 지어 먹기도 합니다. 2만원이 조금 넘는 제품으로 건강과 편리함을 살 수 있다면 득 보는 장사 아닐까요?” 건강한 삶을 중시하는 트렌드에 부합하는 제품을 만든 것이 성장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 자신했다.

최근 그는 큰 결단을 했다. 그동안 자가 브랜드로만 판매하던 고집을 버리고 OEM·ODM을 시작할 생각이다. 세계 PC 시장에서 2년 연속 1등을 하고 있는 휴렛팩커드(HP)가 첫 파트너가 될 예정이다. 조병희 사장은 삼성전자도 와우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귀뜸했다.

 “스웨덴의 국립인체공학연구소(TCO)의 로비에 와우펜이 전시돼 있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저희 제품이 보입니다. 제품의 성능과 품질은 이미 인정을 받았다는 이야기죠.” 아직은 비슷한 컨셉트에 성능을 갖춘 제품이 없어 전망은 더 밝다. 다음 달, 와우펜 조이로 세계 시장에 출사표를 던질 와우테크의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다. 차윤주기자 cha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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