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대표 윤종용)는 25일 이사회를 열고 소니와 합작사인 ‘S-LCD’를 통해 8-2 LCD 라인 공동 투자 계약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8-2 라인의 설비투자 규모는 총 1조7957억원이며, 양사는 각각 절반씩을 분담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소니가 샤프와 10세대 LCD 라인 합작투자를 결정하면서 불거졌던 삼성전자와 협력관계에 대한 우려는 일단 종식됐다.
삼성전자와 소니가 8-2 LCD 라인 합작 투자에 합의한 것은 이미 예정된 수순이다. 특검의 영향으로 대규모 투자에 대한 의사결정만 미뤄졌을 뿐이다. 특히 소니가 올초 샤프와 10세대 라인 합작투자를 선언하면서 삼성전자와 협력관계가 깨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제기됐지만 이번 8-2 라인 공동 투자 계약을 체결하면서 이같은 우려를 불식시켰다.
업계는 8-2 합작투자를 한 소니의 의도에 주목했다. 결론부터 보면 전세계 LCD TV 시장을 다시 석권하기 위해서는 원활한 패널 수급이 관건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했다. 소니는 샤프와 10세대 공동 투자에 나서기로 했지만 일본 현지의 10세대 라인은 빨라야 오는 2010년초에나 양산 가동한다. 당장 올해부터 전세계 LCD TV 시장 공세에 나서려면 패널 공급처로 삼성전자외엔 대안이 없다. 대만 패널 업체들이 있다곤 하나 아직도 8세대 라인이 없는 탓에 40인치대 이상 대형 패널은 턱없이 부족하다. 삼성전자와 합작 투자하기로 한 8-2 라인도 50인치대 TV용 패널에 최적화했다. 안현승 디스플레이서치코리아 사장은 “소니로선 패널수급을 위해 반드시 할 수밖에 없는 선택”이라며 “(샤프와 10세대 투자를 한다고 했지만) 굳이 따진다면 삼성전자나 샤프 모두 TV 시장에선 소니의 경쟁상대여서 이번 합작투자 결정여부와 연관지을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심사는 앞으로 삼성전자와 소니의 관계다. 소니가 샤프와 10세대 공동 투자에 나서기로 한 만큼 현재로선 삼성전자와 10세대 투자를 함께 할 공산은 적어 보인다. 그렇다고 가능성을 전면 배제할 수는 없다. 대형 LCD TV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경우, 샤프의 10세대 생산 물량만으로 감당하기 어려우면 또 다시 삼성전자외엔 해법이 없기 때문이다. 결국 삼성전자와 소니의 관계는 전적으로 소니에 달려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소니의 판단을 좌우할 변수는 올해말 세계 LCD TV 시장 동향이다. LCD TV 시장 1위 자리를 삼성전자 DM총괄에 내준 소니가 올해 판매목표를 채우지 못하거나 1위와의 격차를 좁히지 못할 수 있다. 그 원인이 삼성전자 DM총괄의 공격적인 마케팅 탓이라고 판단하면 양사의 관계에 금이 갈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원활한 패널수급에 문제가 있었다면 오히려 더 가까와질 수도 있다는 해석이다. 안 사장은 “지금은 수많은 변수가 있어 양사의 관계가 어떻게 갈지 예단하기 힘들다”면서 “다만 전세계 LCD TV 시장의 변화에 따라 소니가 어떤 식이든 판단을 내릴 경우 둘의 관계는 또 다른 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와 소니는 지난 주 양사의 합작사인 S-LCD를 통해 탕정 LCD 8-2라인 증설에 필요한 1조7957억원의 규모의 공동투자를 단행키로 했다. 두 회사는 절반씩 투자해 내년 2분기에 기판 기준으로 월 6만장을 양산 가동해 절반씩 할당키로 했다.
서한기자 hs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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