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인터뷰의 주제는 뭔가요?”
의원회관에서 만난 김형오 의원(62·부산 영도구)이 옷매무새를 다듬으며 물어본 말이다. 통상 사전에 인터뷰 질문을 주는 것과 달리 만날 시간과 장소만 정한 인터뷰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 의원과의 인터뷰는 편했다. 5선 의원의 연륜대로 어떤 질문이든 막힘없이 생각을 말했다.
김 의원은 이번 당선으로 5선 의원이 됐다. 한나라당 내에서도 최다선급에 속한다. 차기 국회의장으로 사실상 낙점됐다는 말도 나온다. 그런 그에게 늦었지만 당선 소감을 물어봤다.
“신나게 일할 수 있고, 하늘을 찌를 듯한 기개가 솟던 초선 때와는 많이 다릅니다. 갈수록 책임감이 무거워짐을 느낍니다. 한결같이 믿어주는 지역 주민에게 엄청난 감사함과 지역발전과 정치발전을 해야 하는 무거운 중압감이 동시에 있습니다.”
책임감을 느끼는만큼 이번 국회에서 하고 싶은 일도 많다고 했다.
“이명박 대통령 취임 후 한 달 반 만에 치러지는 선거였습니다. 이 대통령 임기와 18대 당선자가 비슷한 시기에 겹쳐서 같이 출발하게 됐지요. 우리는 여당이고 집권당이기 때문에 이 대통령의 안정적 국정 운영을 전폭적으로 도울 것입니다. 경제 살리기를 위해 총력 지원하고, 규제 완화와 효율성 높이는 것도 도와주고 지원할 계획입니다.”
정치발전에 대한 것도 빼놓지 않았다. 총선 사상 최저 투표율을 기록한 데서 알 수 있듯 정치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데, 이제는 정치 개혁을 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회의원 개개인을 보면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정말 열심히 하지만, 국민에게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치를 바꾸고, 정치를 국민의 신뢰를 받는 쪽으로 바꾸는 데 모든 노력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는 다양한 정치경력과 함께 IT와 디지털분야에서도 많은 활동을 해왔다. 한나라당 디지털위원장과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장 등을 거친 디지털 전문가답게 IT와 과학기술에 대한 의견도 피력했다.
“이제는 IT 하나 가지고는 살아남을 수 없는 시대입니다. 우리나라가 강점을 가진 조선분야도 IT가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에 기술적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것이고, 자동차 역시 IT 기반이 있기 때문에 발전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가정의 인테리어부터 해서 모든 산업과 문화에 IT가 기반이 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정보통신부라는 하나의 부처에서 IT를 전담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부처에서 IT를 기반으로 한 사고를 해야 합니다. 국회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는 정치인으로서 국민에게 당부하는 말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지역 밀착형 의원도 좋지만 지역발전과 국가발전을 함께할 수 있는 사람을 지역대표로 뽑아야 합니다. 또 시대정신에 뒤떨어지는 저질 국회의원도 이제는 사라져야 합니다. 정치인도 이번 총선에서 보여준 냉혹한 국민의 심판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이번 국회에서는 국민을 위한 제대로 된 개혁을 하겠습니다.”
권건호기자 wingh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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