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총선 과기계 당선자] 구본철 한나라당 당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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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업부를 맡을 때도 신사업만 맡았습니다. 정치에서도 새바람을 일으키겠습니다.”

 나이보다 더 성성한 백발이 인상 깊은 구본철 한나라당 국회의원 당선인(49·부평 을). 당선의 기쁨도 잊은 채 기자를 만난 뒤에도 ‘도전’이라는 단어를 곱씹고 있었다.

 KT 상무 출신인 그는 재직 시절 PCS, e비즈니스, 홈네트워크, u시티 등 아무도 가보지 않은 새로운 길만 뚫고 다녔다. 스스로도 기존 사업을 잘 가꾸는 ‘관리형 리더십’이 아니라 신사업을 개발하는 ‘개척형 리더십’이라고 했다. 한번 마음 먹으면 ‘불도저’처럼 흔들림 없이 나아간다.

 정치에 뜻을 둔 지는 오래됐지만 마음을 굳히고 승부수를 던진 것은 지난해 하반기였다. 총선일자를 생각하면 뒤늦은 시점이었다. 주위에 자신의 결심을 털어놓았을 때 ‘돈 있냐’ ‘빽(인맥) 있냐’며 격려하기보다는 걱정하거나 좌절을 줬다.

 “당시 핑(Ping)이라는 책을 읽고 있었어요. 처음 읽을 때는 와닿지 않았습니다. 다시 읽고 또 읽는데 어느 순간 ‘자기 극복’이라는 메시지 구절구절이 제 뼈마디를 스쳐 지나갔습니다. 그리고는 열 번 넘게 읽었습니다.”

 이제 우리나라에도 기술직 출신의 성공한 정치인이 나와야 한다고 믿고 있었던 구 당선자는 그렇게 ‘혜성같이’ 18대 총선에 등장했다. ‘신선·깨끗함·전문가’를 내세운 그는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회를 설득했다. ‘정치는 서비스’라는 그의 선거 캐치프레이즈는 12년 민주당 텃밭을 한나라당으로 바꾸는 데 성공했다. 부평 을 지역은 대우자동차 공장이 들어서 있어 노동조합 운동이 활발한 곳이다.

 그는 “당선인 중에는 꾸준히 정치 활동을 한 사람이 많습니다. 한나라당 당선인 모임에 가면 저는 약간 서먹서먹한 편에 속할 것입니다”며 빙그레 웃었다. 그만큼 그는 신선하다.

 18대 의정활동 계획을 묻자 그는 ‘가능하다면’이라는 전제를 달고 “방송통신위원회 관련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금 방송통신 정책은 거의 ‘땅따먹기’ 수준입니다. 통·방 융합을 통해 전 세계로 뻗어나갈 우리만의 먹을거리를 서둘러 찾아야 합니다. 땅따먹기 논리에 밀려 시장을 기다려 온 수많은 벤처 기업과 소프트웨어 기업은 무너지고 있습니다.”

 낮았던 그의 음색은 이 대목에서 다소 높아졌다. 구 당선인은 “KT·SKT·LGT 등 기간통신사업자의 선도 투자를 유도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각종 규제를 철페하는 것이 맞고, 곧 그것이 정치가 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분위기를 띄우려고 마지막에 취미가 뭐냐고 물어봤다. “글쎄요, 저는 취미가 없는 사람입니다. 주량은 소주잔 두 잔 정도고 골프도 못 칩니다. 이래저래 일만 열심히 해야겠습니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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