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반도체 업체가 내년 이후 반도체 시장에서의 성패 요인으로 작용할 32나노미터(㎚) 초미세화 공정 기술 개발에 사활을 걸고 나섰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히타치가 32㎚ 미세공정 기술개발을 위해 IBM과 제휴한 데 이어 지난 14일(미국 현지시각)에는 IBM 진영이 오는 3분기 32㎚ 반도체 프로토타입 개발완료 일정을 공개하는 등 내년 이후 전개될 32㎚ 반도체 시장 주도권 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IBM 진영은 차세대 반도체 물질 ‘하이-k 메탈게이트’를 사용해 트랜지스터를 종전 45㎚에서 32㎚로 미세화한 초고집적 반도체를 하반기 선보여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현재 32㎚ 미세공정 기술 공동개발을 위해 구성된 IBM 진영에는 우리나라 삼성전자를 비롯해 차터드세미컨덕터·프리스케일·인피니언테크놀로지·ST마이크로닉스·도시바 등이 포진해 있다. 시장점유율 쟁탈을 위해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는 앙숙관계에서도 이들 기업이 이처럼 한데 뭉치고 있는 이유는 기업 단독으론 감당하기 어려운 막대한 개발비를 절감하자는 취지에서다. 기술 개발비도 엄청나지만 32㎚ 팹 1기 신설에 30억∼35억달러가 소요되는 상황에서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보다는 적과의 동침을 감수하고서라도 ‘로 리스크 미들 리턴’식의 효율적인 투자방식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또 반도체 가격 급락으로 수지가 악화되고 있는 반도체 업체 처지에서는 생산량을 파격적으로 늘릴 수 있는 차세대 32㎚ 공정기술 개발은 난국타개의 돌파구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산술적으로 45㎚공정을 32㎚로 미세화하게 되면 생산량은 30∼40% 늘어난다.
재료업체의 가세도 시작됐다. 최근에는 롬앤드하스전자재료가 32㎚ 공정 구리 및 로-k 유전체 화학기계적연마(CMP) 공정기술개발을 위해 IBM과 손잡았다. 독자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는 인텔도 하이-k를 적용한 32㎚ 공정 중앙처리장치(CPU)를 개발해 내년 하반기 출시, 반도체 시장의 주도권을 놓칠 수 없다는 태세다.
최정훈기자 jh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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