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케이블넷과 씨앤앰·HCN·티브로드 등 케이블TV 사업자가 대규모 물량의 HD 셋톱박스 공동구매에 나서기로 한 것은 디지털케이블TV 확산에 가속도를 내겠다는 의지에서 비롯된 결과다.
KT와 하나로텔레콤·LG데이콤 등 거대 통신사업자가 IPTV를 앞세워 방송 시장 진입을 예고한 상황에서 케이블TV 진영의 자체 경쟁력을 강화할 필요성에 따른 측면이 강하다. IPTV 사업자의 방송 시장 공세에 대응하기 위한 사전 포석인 셈이다. 또 각각의 케이블TV 사업자 모두 수익성 향상을 위해 기존 아날로그 케이블TV 가입자의 디지털케이블TV로의 전환이 불가피하다는 인식도 저변에 깔려 있다.
이는 아날로그 케이블TV 가입자당매출(ARPU)이 평균 8000원 선인 반면에 디지털케이블TV는 1만3000원에서 1만5000원에 이르는 등 크게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공동구매→가격 경쟁력 제고→가입자 확대→수익 개선 ‘수순’=4대 케이블TV 사업자의 HD 셋톱박스 100만대 공동구매 결정은 케이블TV 사업자가 올해 초 목표로 내건 오는 연말까지 디지털케이블TV 250만 가입자를 확보하겠다는 강한 의지로 읽힌다.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디지털케이블TV 확산에 가장 큰 부담 요인으로 작용해 온 HD 셋톱박스 가격을 대규모 공동 구매를 통해 낮추겠다는 합의에서 비롯된 결과다.
이관훈 CJ케이블넷 대표는 “디지털케이블TV 가입자 유치를 위해 셋톱박스를 공급하지만 셋톱박스 가격에 각 사업자가 부담으로 느끼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개별 케이블TV 사업자의 약한 구매력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한 표현이다.
이에 따라 4대 케이블TV 사업자가 공동 구매를 통해 구매력 자체를 개선 혹은 만회하겠다는 데 의견 일치를 본 것으로 풀이된다. 공동 구매를 통해 셋톱박스 공급 가격을 낮추고 디지털케이블TV 가입자를 보다 폭넓게 유치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HD 콘텐츠 제작 확대 및 HDTV 보급 확대가 예상되는만큼 HD 셋톱박스 보급을 통해 HD 관련 서비스 주도권을 선점하겠다는 전략도 내포돼 있다.
◇100만대 물량 ‘3 대 3, 2 대 2’=이번 공동 구매를 통해 CJ케이블넷과 씨앤앰이 각각 30만대를, 티브로드와 HCN이 각각 20만대를 구매하기로 결정했다.
디지털케이블TV 서비스 확산을 주도해 온 CJ케이블넷과 씨앤앰에 이어 케이블TV 최대 가입자를 확보한 티브로드에 이어 HCN도 본격적인 확산 전략을 수립했음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연말까지 예정된 HD 셋톱박스 공급 일정을 감안할 때 티브로드와 HCN이 20만 가입자를 유치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티브로드와 HCN은 당초 연말까지 누적 가입자 10만명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다.
티브로드 고위 관계자는 “당초 연말까지 디지털케이블TV 누적 가입자 10만명을 유치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현재와 같은 신규 가입 및 전환 증가세가 유지된다면 20만 가입자 돌파가 무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CJ케이블넷과 씨앤앰를 비롯, 티브로드와 HCN마저 대대적인 디지털케이블TV 가입자 확대에 나선만큼 디지털케이블TV 저변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이번 HD 셋톱박스 구매 결정은 IPTV 서비스와 맞대결이 불가피한 융합서비스 시장 주도권 장악을 위해 케이블TV 사업자가 본격적인 행동 개시에 돌입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란 게 업계의 중론이다.
김원배기자 adolf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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