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지 시장 `윈백 경쟁` 재연

 스토리지 시장에 경쟁사 시스템을 걷어내고 자사 제품을 공급하는 ‘윈백(win back)’ 싸움이 다시 치열하게 달아오르고 있다.

 최근 데이터 저장용량 확대 속도가 빨라지면서 스토리지 교체·증설 주기가 짧아진데 따른 것이다. 특히 과거 윈백은 파격적인 가격 할인이 가능한 서버·스토리지 동시 공급에 국한됐으나 최근 들어서는 고객이 서버·스토리지 공급자를 이원화하는 경우가 많아 스토리지 재구축 사업을 겨냥한 경쟁이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한국HP(대표 최준근)는 대우조선해양이 오는 18일 착수할 예정인 전사적자원관리(ERP) 재구축사업에서 기존 스토리지 공급자인 한국EMC를 제치고 약 100테라바이트(TB) 규모 공급권을 따냈다. 대우조선은 기존 ERP 솔루션 업그레이드를 위해 1.5배 정도의 용량 확대가 요구됨에 따라 스토리지를 재구축하는 과정에서 공급자를 바꿨다.

 이에 앞서 한국HP는 동양생명이 오는 10월 가동을 목표로 진행중인 차세대 시스템 구축사업에서도 기존 공급자인 한국IBM을 따돌리고 120TB 규모 스토리지 공급권을 확보했다. 동양생명의 IT인프라는 주 서버와 스토리지 모두 한국IBM이 독차지해왔으나 서버는 한국IBM이 그대로 유지된 반면 스토리지는 한국HP로 전환됐다.

 한국EMC(대표 김경진)는 지난 1분기 한국타이어의 글로벌 ERP구축사업에서 기존 공급자인 한국IBM와의 경쟁에서 이겨 최근 시스템 공급을 완료했다. 한국EMC는 지난 2월 한양대 안산캠퍼스에 데이터 중복제거 기술을 적용해 백업 스토리지시스템을 재구축하는 과정에서도 기존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 장비 대신 공급권을 확보했다. 한양대는 기존 썬 장비는 2차 백업용으로 배치하고 EMC 장비를 1차 백업시스템으로 활용중이다.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대표 류필구)은 현재 진행중인 한국증권선물거래소(KRX) 차세대 시장관리시스템사업에서 ‘윈백’에 성공했다.

 KRX는 시장관리시스템의 경우 구 증권거래소·코스닥·선물거래소 등 시장별로 한국HP 등의 스토리지를 주 시스템으로 사용했으나 차세대 사업에서는 효성인포메이션 장비로 대체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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