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IBM·오라클·HP 노린다

‘아마존이 IBM, HP, 오라클을 노린다’는 말에 제프 베조스 아마존 창업자의 반응은?

“맞다. 그것이 정확히 우리가 하는 일이다. 그리고 잘 되고 있다. (That’s exactly what we’re doing, And it’s working.)”

13일 비즈니스위크는 온라인 쇼핑몰의 강자 아마존이 17억 달러에 달하는 기업용 시장에 본격 진출하고 있다는 분석 기사를 실었다. 이 시장에는 IBM, HP, 오라클 등 IT공룡들이 포진하고 있다. <관련기사 1월 28일 18면>

◇클라우드 컴퓨팅 선두주자 =아마존은 이미 6년 전부터 기업용 컴퓨팅 시장에 적지 않게 투자해 왔다. 직접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개인 프로그래머나 영세 기업을 상대로 스토리지나 서버를 제공해왔다. 입소문이 나면서 모은 고객 수는 무려 30만. 아마존은 IBM, HP 등과 구별되는 자신의 컴퓨팅 서비스를 ‘클라우드 컴퓨팅’(Clouding Computing)이라고 부른다. 필요한 만큼, 필요할 때에 쓴 만큼 돈을 내는 서비스다.

고객은 서버 구매나 운용에 대해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시간당 사용료는 CPU 개수, 메모리 크기, 디스크 크기에 따라 10∼80센트다. 시간당 20센트를 내면, ‘구멍 가게’ 수준의 웹사이트 운영은 가능하다.

아마존은 “온라인 서점에서 ‘베스트셀러’를 사는 것만큼 쉬운 컴퓨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아마존의 목표”라면서 “최근 미국 경기 악화로 가격에 민감해진 사람들이 많아 클라우드컴퓨팅 서비스 전망은 더 밝다”고 말했다.

◇대기업도 뚫었다 =최근 아마존은 뉴욕타임스, 나스닥 등 HP, IBM 텃밭인 대형 고객을 확보하는 데 성공해 더욱 주목받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아마존 컴퓨팅 서비스를 이용해 1851∼1992년 약 1100만 개 기사를 전자문서화했다. 나스닥은 과거 거래 데이터와 밀리세컨드(1/1000초) 단위의 정보 분석 자룔르 아마존을 통해 고객에게 제공한다.

나스닥 찰스 코보이스 연구원은 “이 서비스를 독자적으로 구축하려면 수십만 달러가 든다. 그러나, 아마존을 이용하면 500달러면 가능하다”면서 “내일 갑자기 10만명이 신규로 이용한다고 해도 아마존이 처리해 줄 것이기 때문 ‘서비스 다운’ 등을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IDC 숀 해켓 연구원은 “대형 기업들도 아마존 서비스를 이용해도 되겠다는 믿음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한 애널리스트는 아마존이 클라우드 컴퓨팅으로 대략 5000만 달러를 벌어들일 것으로 추정했다.

◇ 구글도 벤치마킹 = 최근엔 구글도 기업용 컴퓨팅 시장 진출을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 지난 7일 ‘앱엔진(AppEngine)’ 불리는 서비스를 전격 출시했다.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구글 컴퓨터 위에서 새로운 프로그램을 짤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일단 가격은 무료다.

톰 스토키 구글 상품 매니저는 “대다수 개발자들이 자신들의 컴퓨터를 관리하느라 시간의 20%를 써버린다”면서 “구글은 이미 대규모의 정교한 데이터센터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클라우드컴퓨팅의 ‘파워하우스(발전소)’가 될 자격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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