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회관요? 아니 이제부터는 IT체험관으로 불러주세요.’
흔히 마을 경조사를 의논하고 주민들의 놀이장소로 활용돼 온 시골 마을회관이 똑똑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경북 영양군 영양읍 감천 1리 주민들은 틈만 나면 마을회관에 들러 인터넷 서핑을 즐기고, 음악파일을 다운받아 듣는다. 또 인터넷으로 자신이 재배한 특산물의 주문을 받아 보내주고 손자들에게 e메일로 안부를 묻기도 한다. 지난 연말까지만 해도 TV한대만 딸랑 있던 마을회관에 PC가 들어오면서 달라진 모습이다.
마을회관이 이렇게 바뀌게 된 계기는 영양군과 KT가 최근 정보화 격차 해소를 위해 마을 공용인터넷 설치지원사업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맺었기 때문. 정보화 사각지대인 농촌지역 주민들에게 PC를 보급하고 IT서비스를 이용함으로써 여가활용뿐만 아니라 농가소득에도 기여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였다.
이에 따라 KT는 지난해 말부터 지금까지 군내 6개 읍면 112개 마을회관에 중고 PC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초고속인터넷서비스를 공급했다. 인터넷 회선사용료는 영양군에서 지원한다. 일부 마을회관에서는 인터넷뿐만 아니라 KT의 IPTV인 메가TV까지 보급돼 있다.
영양군 관계자는 “PC를 설치한 뒤에 마을회관의 이용률이 크게 늘었다”며 “앞으로 PC 대수를 더 늘려 어른들의 정보화 교육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마을회관의 성공적인 변신에 대한 소문이 퍼지자 인근 시군에서도 KT와 이 같은 사업을 함께하자는 요청이 잇따르고 있다. 당장 인근의 경북 상주시와 청송군에서도 마을회관을 IT체험관으로 꾸며보기 위해 KT와 접촉하고 있다.
노대전 KT대구본부장은 “농촌에는 고령 인구가 많아 IT를 접할 기회가 적다”며 “앞으로 영양군과 같이 농어촌지역의 정보격차해소를 앞장서겠다.”라고 말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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