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에이드 파트너]벤더, 파트너 파워업에 초점

 지난 2월 서울 반포동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2008 EMC코리아 파트너 킥오프’ 행사장. 인사말을 위해 연단에 오른 김경진 한국EMC 사장이 파트너사 대표들에게 한국EMC 영업조직의 힘을 빌리지 않는 독자 매출 역량 강화를 주문했다. 김 사장은 파트너사별 독자매출 비중을 예로 들며 독자 매출 성과를 파트너 등급에 반영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한 파트너사 관계자는 “예년 킥오프 행사 때는 보지 못한 모습이다. 이제 과거의 영업형태는 떨쳐버리고 신규 고객을 직접 발굴하는 역량을 키우는 것이 중요해졌다”고 전했다.

 최근 다국적IT기업이 파트너사에게 강조하는 것은 독자 영업역량 강화다. 기존 대기업 시장 경쟁이 심화되면서 사실상 포화상태에 이르자 수많은 잠재 고객이 자리잡은 중견·중소기업 시장으로 영업 초점을 넓힌데 따른 것이다.

 다국적IT기업 한국지사의 영업력은 대형 사이트에 집중하고, 나머지 중견·중소기업 고객 사이트는 광범위한 영업이 가능한 파트너사에 일임하는 추세다.

 이는 지난 1월 열린 한국IBM의 비즈니스파트너 킥오프 행사에서도 강조됐다. 한국IBM은 폭넓은 고객군을 대상으로 많은 물량의 제품을 공급하는 볼륨비즈니스에 대해 파트너사의 권한을 높였다.

 한국IBM은 이같은 볼륨비즈니스 유통모델을 ‘런레이트(Run Rate)’로 명명하고, 유통사와 제조사가 판매규모에 따른 가격 할인범위 등을 사전에 정해놓은 후 실제 영업은 유통사가 독자적으로 진행하도록 했다. 런레이트는 이미 가격 할인안이 확정돼 유통사가 일일이 할인 폭을 제조사에 문의할 필요가 없어 신속한 영업이 가능하지만 그만큼 유통사의 영업역량 배가가 요구된다.

 SW분야에서도 일찍이 독립소프트웨어벤더(ISV)라는 이름으로 파트너사의 독자 역량이 강화되는 상황이다. 국내 SW업체가 다국적IT기업의 SW를 단순 유통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여 독자적으로 신규 수요를 창출토록 하는 것이다.

이호준기자@전자신문, newlev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