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리포트] 세계 전자투표의 현재와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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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적으로 전자투표(e-voting)란 종이가 아닌 컴퓨터 기반의 전산기기를 사용하는 투표를 말한다. 투표소를 이용한 오프라인 전자투표 방식과 인터넷으로 하는 온라인 방식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전자투표기는 컴퓨터가 보편화된 1990년대 후반 미국에서 개발됐으며, 그 형태는 나라마다 다양하다.

최근에는 키보드 없이도 투표할 수 있는 터치스크린 방식이 주류며, 신뢰성 강화를 위해 프린터가 부착된 기종도 많다. 현재 전 세계 200여개국 가운데 37개 국가에서 투·개표시간 단축 및 정확성 향상, 투표율 향상을 위해 전자투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지역단위 시범투표(pilot voting)부터 전국 단위 공직선거까지 각국의 정치 환경에 적합한 방식으로 실시 중이며, 소규모로 민간에서 이뤄지는 투표에서는 보다 편리하고 신속한 인터넷 투표를 선호하는 추세다.

20개 국가에는 지방선거, 총선, 대선 등 공직선거 분야에 전자투표를 활용 중이다. 특히 광활한 국토를 가진 미국, 브라질, 인도의 일부에서도 이 방법을 채택하고 있다. 스위스는 모든 선거에 전자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05년 초에 중앙선관위가 전자투표 로드맵을 발표하고, 터치스크린방식의 전자투표기를 만들어서 조합장선거, 정당 경선, 민간 선거 등에서 이미 300회 이상 활용했다.

#2007년 프랑스 대통령선거 사례

프랑스는 지난 2007년 4월 25일 실시된 대통령 선거 당시 젊은층의 참여 열기를 조성하고자 새로운 전자투표를 도입했다. 전국 3만6000개 지역 중 아미앵 등 82개 지역에서 150여만명이 전자투표로 선거권을 행사했다.

투표기는 네덜란드 회사가 제작한 3종류의 터치 방식 기계를 사용했고, 선거법에 정해진 사전검증 절차인 내무부장관의 승인과 해당 지방정부의 결함여부 테스트를 거쳐 실제로 투표에 운용했다.

선거과정에서 노년층의 투표 불편 토로, 투표지연 사례, 녹색당 등 일부 야당의 전자투표 반대가 기사화됐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전자투표와 관련된 행정소송 5건이 모두 기각되는 등 비교적 성공적으로 시행됐으며, 앞으로 기술적인 문제점을 해결하면서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프랑스는 2004년과 2005년 선거법 개정을 통해 인구 3500명을 초과하는 시·읍·면의 투표소에서 전자투표를 할 수 있는 규정을 만들었다. 그에 앞서 2002년에는 파리 근교 이시레물리노 시의회 의장을 인터넷 투표로 선출했고, 2004년 6월에 유럽의회선거에서도 전자투표를 실시했다.

#보안 위협요인 및 대책

전자투표는 컴퓨터와 통신, 기계를 활용하는 방식인 관계로 종이투표에 비해 보안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취약점이 있다. 도입과정에서 투표비밀 침해, 해킹에 의한 투표방해 및 조작 시비 등이 제기되고 있으며, 취약성 정도는 전자투표 채택방식, 투표기 형태, 투·개표제도에 따라 상당히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국가에서 투·개표의 신뢰성과 보안차원에서 해킹에 노출될 수 있고, 비밀투표 보호가 기술적으로 어려운 온라인 투표는 공직선거에 도입하지 않고 있다. 인터넷 투표는 해외 부재자 투표와 당내 경선 등 매우 예외적인 사례에만 사용하는 추세다.

각국의 전자투표 보안대책은 종이투표와 같은 참관제도를 주로 활용 중이며, 투표기는 사전에 선거 주무기관의 인증과 테스트를 거쳐 사용하는 정책을 채택하고 있다. 2005년 미국은 전자투표 기술표준안을 제정하면서 직접기록식투표기에 투표 기록 확인장치 부착을 의무화 했다.

한국에서 전자투표기는 외부 해킹과 조작을 하지 못하도록 통신선이 연결되지 않은 방식을 개발해 현재 각종 위탁선거 등에 시범 사용하고 있다. 외국과 다른 점은 선거인이 투표결과를 육안으로 확인 가능하고, 정당·후보자도 선거종료 후 신속한 검증을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보안에 중점을 두고 제작했다.

#전망

앞으로 전자투표는 민주주의 참여위기 극복을 위한 방안으로 또, 정보기술 발전에 따른 국민 생활패턴 변화로 세계 각국의 보편적인 투표방식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나라별로 차이는 있겠으나 투표 편의 개선, 다양한 투표방식 활용, 관리비용절감, 신속한 투·개표집계가 가능하기 때문에 그 점진적 확대는 불가피해 보인다.

한편에서는 전자투표 반대론자들이 정보화 소외계층의 투표 편의성, 육안 확인이 어려운 투·개표 과정의 신뢰성, 정당 · 후보자 간 정치적 이해득실을 이유로 끊임없이 각종 문제를 제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론적으로 전자투표는 정보화에 따른 필연성이 있지만 누구에게나 신뢰를 주기 쉽지 않다는 한계점을 함께 가지고 있다. 미래의 전자투표의 성공 여부는 각 나라의 선거환경에 알맞은 제도와 사회적 합의기반 조성시기와 방식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겠다.

 김신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전자선거기획과장 shingi20001@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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