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LED 조명은 수공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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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는 얼마 전 한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업체를 찾았다. 최근 LED램프 대형 수출건을 잇따라 성사시키며 주목받는 기업이다.

 방문한 날에도 칩을 사달라는 해외 LED 업체와 램프를 사겠다고 찾아온 바이어들과 연이은 미팅으로 이 회사 사장은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그는 올해 전년보다 5배 이상 늘어난 매출을 자신했다. 그 이상도 가능하다는 눈치였다. 상반기 결산 후 직원들에게 최대 1000%의 보너스를 약속했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짧은 인터뷰를 마치고 LED램프 생산라인을 둘러봤다. 20명 남짓한 근로자가 삼삼오오 짝을 지어 수작업으로 램프를 조립하고 있었다. LED 칩기판과 소켓·방열판 등은 여기저기 박스 채 쌓여 있었다. 관리자는 하루에 1만개 정도의 LED램프를 생산한다고 말했다. 주문량을 맞추기 위해 계속 라인을 증설해 두 달 후에는 하루에 3만개까지 생산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컨베이어 벨트에 자동화된 생산라인을 상상한 기자의 기대가 너무 앞선 것일까? 수작업으로 생산되고 있는 첨단 조명기기가 갑자기 초라해 보였다. ‘올 10월이면 완공한다는 대규모 공장도 이런 식으로 작업할까’ 하는 의문이 고개를 들었다.

 물론 자동화 설비를 갖추기 위한 규모의 경제를 갖추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생산된 물량이 전량 해외에 수출된다고 하니 불량이 발생하면 신속한 대처가 가능할지 걱정이 앞섰다. 관리자는 생산 자동화보다 수작업이 오히려 더 정교하며 불량률도 적다고 말했다.

 주문이 밀려들면 당연히 생산량을 더 늘려야 한다. 직원들에게 적절한 보상도 해야 한다. 하지만 샴페인을 터뜨리기에 앞서 생산 자동화와 공정 혁신을 통한 품질 개선을 서둘러야 하지 않을까. 기자의 기우(杞憂)에 그치기 바란다. LED 조명은 이제 막 열리기 시작한 시장이다.

 양종석기자@<디지털산업부>전자신문, jsy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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