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산업의 ‘킬러 콘텐츠’로 게임의 위상이 높아가지만 정책 지원과 관심은 크게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와 게임업계 등에 따르면 게임 산업은 2003년 이 후 고속 성장을 지속하고 있지만 정작 이를 뒷받침할 투자 규모는 오히려 뒷걸음질 치고 있다. 특히 높아진 국내 게임 산업 위상과 수출 성과에 비해 정부 예산을 포함한 지원 수준은 제자리 걸음은 고사하고 오히려 후퇴하면서 예산 불균형 논란에 휩싸였다.
일각에서는 최근 인수위원회가 게임업체를 방문하는 등 겉으로는 관심이 높지만 정작 중요한 실질 지원책과 같은 후속 조치가 나오지 않으면서 새 정부에서도 물 건너 간 것 아니냐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게임 예산, ‘날개 없는 추락’=문화 콘텐츠의 중요성이 날로 높아가면서 각 분야 예산은 꾸준히 증가했지만 게임 분야는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2004년부터 게임 예산은 매년 삭감됐다.
문화부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게임 분야 정책 지원금은 2004년 178억원에서 2005년 195억원으로 소폭 증가했으나 2006년 141억원으로 50% 가량 줄었다. 2007년에도 150억원 수준으로 정체를 면치 못했다.
하지만 게임과 시장 규모가 비슷한 영화는 2004년 252억원에서 2005년 319억원, 2006년에는 337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게임 분야 투자 규모도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 2006년 게임 투자 규모는 250억원에 불과했다. 투자 조합 수도 단 2개로 집계됐다. 반면 영화는 3177억원에 투자 조합 수도 27개나 조성됐다.
게임산업진흥원 측은 “진흥원 예산만 놓고 볼 때 과거 김대중 정부 때에는 200억원 규모였으나 불과 5, 6년 만에 100억원으로 추락했다”고 말했다. 게임 산업계는 2006년 기준으로 영화와 비교할 때 시장 규모·경제 효과 등을 고려하면 게임 예산은 500억원 정도는 됐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게임 위상, ‘고공 비행’ = 그러나 세계 시장에서 국내 게임의 위상은 크게 올라 가고 있다. 게임백서를 포함한 각종 자료에 따르면 먼저 게임 시장 규모는 2002년 3조 4000억원에서 2006년 7조 4000억원으로 117.6% 성장했다.
세계 시장에서 국내 게임이 차지하는 비중도 2002년 1.7%에서 2006년 7.8%로 무려 300% 이상 급상승했다. 온라인 게임 비중은 400% 이상 신장하면서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수출 규모도 2002년 1억 4000만달러에서 6억 7000만달러로 377% 가량 늘어났다.
게임 수도 2002년 당시 97건에서 171건으로 두 배 가량 성장하는 기염을 발위했다. 가령 넥슨의 대표작인 ‘메이플 스토리’는 2003년에서 2006년까지 누적 매출 총액이 2000억원에 달했다. 이는 중형 자동차 1만554대, 휴대폰 40만대를 판 액수와 같다.
넥슨 권준모 사장은 ‘카트라이더’의 경우 전 세계 60개국에 수출해 2억명의 회원을 두고 있는 사례를 언급하며 “게임은 단일 상품 기준 가장 많은 이용자를 가지고 있으며 한국 게임을 이용하는 세계 게이머는 대략 4억명에 달할 정도로 위상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날로 높아지는 위상에 비해 예산이나 정부 지원책은 게임 산업 초기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해 안타까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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