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대학을 찾아서]한양대 지능 및 상호작용 연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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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 지능제어 및 로보틱스 연구실 연구원들이 로봇이 입력된 프로그램으로 의식적인 자동반응을 할 수 있는 체화행동을 시연하고 있다.

 “요 녀석이 거리가 안 맞으니까 뼈다귀를 못잡고 갸우뚱거리는 거에요.”

서일홍 한양대 교수(정보통신공학과)는 장난감 뼈다귀 앞에서 고민하고 있는 로봇강아지 ‘에이프릴’을 보며 이렇게 말했다. 에이프릴은 서 교수가 이끌고 있는 한양대 지능제어 및 로보틱스 연구실(INCORL:Intelligence and Communications for Robotics Laboratory)이 만들어낸 체화형 지능(Embodied intelligence) SW를 가진 로봇 강아지다. 덕분에 에이프릴은 보다 인간적인 로봇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상황이 벌어지면 인간처럼 로봇 스스로 계획적으로 반응, 행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우리가 배가 고프면 밥을 먹고 아침에 일어나면 세수를 하듯, 에이프릴도 뼈다귀를 보면 달려가 물고 사람을 보면 시키지 않아도 다가가 꼬리를 흔든다. 이처럼 에이프릴과 같은 로봇이 가진 체화형 지능은 로봇 지능에 목적이 정확히 입력돼 상황이 벌어지면 로봇 스스로 계획적으로 반응·행동하는 것을 말한다.

‘에이프릴’의 핵심인 체화형 지능의 경우 로봇지능 분야에서 가장 만들기 어려운 분야다. 로봇의 생각을 좌우하는 분야이기 때문에 23년된 이 연구소도 처음엔 쉽게 접근하지 못했다. 기회는 우연한 곳에서 찾아왔다. 서 교수는 “예전에는 연구실의 약자 중 C를 제어(control)라고 봤는데 6년 전부터 상호작용(communication)이라고 생각하고 연구해왔다”며 “연구의 패러다임이 로봇의 지능과 커뮤니케이션으로 옮겨 가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로운 패러다임은 성과를 가져왔다. BK21 2단계 연구과제로 선정돼 연구를 진행 중이며 로봇공학회 최우수 논문상을 수상했다.특히 작년에는 스웨덴 런즈대학(Lunds University)과 함께 스웨덴 국립 과학재단(STINT)에서 지원하는 공동 연구과제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러한 연구 성과는 20여 명의 연구원들 손에서 나온다. 특히 박사과정이 11명이나 돼 석사과정생보다 많다.

서 교수는 “박사를 선발할때 기본적으로 연구 자체를 직업으로 생각하는 지를 중요하게 본다”며 “학문적 동반자를 찾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인터뷰- 서일홍 교수

“앞으로 5년 후 정도면 로봇 덕에 삶이 놀랍게 변할겁니다.”

한양대 정보통신학과 서일홍 교수(52)는 자신감 있는 말투로 로봇의 미래를 예견했다. 그는 “작년에 정통부와 함께 1500여 쪽에 달하는 지능로봇산업협회가 필요로 하는 SW 규정 표준안을 만들었다”며 “표준안대로 로봇 산업이 정착되면 로봇은 더욱 가속도를 받으며 발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 교수는 “우리 연구실이 앞으로 집중할 분야는 로봇 지능과 긴밀히 연계되는 SW”라며 “스스로 의사결정 과정을 통해 행동하는 로봇이 한국 로봇의 미래 가 될 것” 이라고 설명했다.

서 교수는 “이제 논문들이 하나 둘씩 더 많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앞으로 더 많은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며 “실증적 SW를 만들고 있는 중이고, 5년 후면 로봇이 사회에 기여하는 정도는 폭발적이리라 확신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성현기자@전자신문, argos@